아빠와 놀이, 사회성 발달에 영향 커
기쁜기억 공유가 중요 습관잡기 등도 아빠 몫

일러스트-서재형
육아와 교육에서 아빠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해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아빠들이 자신의 육아·교육 체험을 바탕으로 직접 쓴 지침서나 아빠와 자녀의 관계 만들기 등의 서적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아버지학교로 대표되는 ‘가정내 아버지 역할찾기’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아빠노릇’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자녀양육에 있어 ‘좋은 아빠 효과’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아이와 놀아주지 못한 아빠는 아이와 잘 노는 방법을 모른다. 지금이라도 아이와 친해지려고 하지만 아이는 멀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 늦기 전에 아버지들은 가정으로 복귀해야 한다. 목회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목양에 쫓겨 자녀에게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기울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눈높이 아빠'가 좋아

어떤 아빠가 좋은 아빠일까? 전문가들은 간단하게 유치·유년기 자녀라면 ‘놀아주는 아빠’, 십대 자녀라면 ‘말 통하는 아빠’라고 말한다. ‘좋은 아빠’란 잘 놀아주며,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아빠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빠노릇하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은게 현실이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 아빠 노릇도 배워야 잘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천근만근 되어 퇴근하는데도 아이와 놀아줘야 할까? 내가 좀 안놀아준다고 뭐 문제가 될까? 의심하는 아빠가 있다면 아빠와의 놀이 효과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아빠와 놀이로 자심감 '쑥쑥'

이원영 교수(중앙대 유아교육과)는 “일반적으로 엄마들은 사건이나 사물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고, 아이를 돌보고 감싸는 것에 좀더 능숙한 반면, 아빠들은 사실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지향하기 때문에 아이를 다룰 때도 객관성과 단호함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며 “아이가 엄마와 아빠의 이런 특성을 모두 경험해야 균형 있게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아빠가 놀아주지 않으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큰 결핍을 겪게 된다. 이 교수는 “심리적으로 사랑과 보호, 안정을 담당하는 엄마만 아이의 놀이에 참여한다면 가족 간의 정서적인 연대감이 부실해 진다”고 말했다. 아빠가 아이와 놀아주는 행위는 한마디로 말해 ‘정서의 완성’이라는 얘기다. 극단적으로 아빠와 놀지 못한 아이는 사랑의 결핍을 느끼게 되며 성장 후 더욱 폭력적이 되거나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갈 확률이 커진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아이도 아빠도 '윈윈'

또한 아이의 발달 과정에서 몇몇 영역은 아빠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열린마음정신과 의원 장석하 원장은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아이의 사회성 부족은 아빠의 책임이라고 할 만큼 아빠가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아빠들은 아이들과 놀이할 때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데, 이런 놀이를 통해 아이의 적극성과 탐구정신, 사회성이 촉진된다”는 설명이다.
아빠와 놀이 효과는 아이들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다. 가정사역 전문가들은 어린자녀와 놀지 않았던 아빠는 계속 자녀와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고,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가정에서 설 자리를 잃고 외로움을 느끼게 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이의 올바른 정서함양과 사회에 대한 편견을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아이와 놀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결국, 가정에서 아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또한 아이와의 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역할이 비단 ‘노는’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학교 운동본부장 김성묵 장로는 “아버지를 통해 자녀가 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르게 사는 것이고,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고,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의미고, 소유보다 중요한 것은 존재라는 것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아버지의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자라는 아이와 함께 아빠도 역할 수행을 통해 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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