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임과 무관심으로 내몰린 유족들... 젊은 사모들 생활전서서 고투
자녀들 방치, 목회자 자녀 자부심도 붕괴

매년 헌신적으로 사역하던 목회자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다. 교통사고도 있고 뇌졸증과 심장마비도 있다. 본 교단만 해도 한 해에 3~4명의 목회자의 소천 소식이 전해진다. 그 중에는 40대 전후로 한창 일할 시기에 소천한 경우도 종종 있어 주변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한다.

그러나 목회자 한 사람의 소천은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홀로된 사모와 유가족의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소속 지방회와 신학교 동기들이 지원에 나서지만 한 두 번에 그치고 교단 교역자공제회 연금 또한 젊은 목회자에겐 미미한 수준일 뿐이다. 현실은 철저한 방임과 무관심에 내쳐져 있다.

▲ 소천한 목회자 유가족들을 위한 교회와 교단의 관심은 어느정도인가? 그들의 처지와 삶의 현실을 살펴본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한 유가족은 후임 목회자가 이사 오면서 생활하던 사택에서 나와 처마 밑에 이삿짐을 옮겨놔야 했고 다른 한 유가족은 내쫓기듯 그 교회에서 나와 친척집을 전전했던 경우도 있었다. 그 교회에 적은 둔 경우에도 후임자의 전임자 차별화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다른 교회로 옮기는 경우도 허다했다. 또 교회의 공식적 유족지원금이 선교비 형태로 처리되어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고 후임자 자녀는 교회로부터 전액장학금을 받는데 소천한 목회자 자녀는 지원 대상에서 방치된 경우도 홀사모에게 아픈상처로 남아있다.

교회 규모가 크거나 자녀들이 성장한 경우는 그래도 낫다. 한창 일할 40대 전후로 소천한 목회자 가정은 태반이 미자립교회이거나 이제 자립단계에 들어선 경우로, 자녀들 또한 초중등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 문제와 자녀양육은 눈앞의 닥친 과제가 된다.

개척교회 목회자 부모들 또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지원도 한 두 해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결국 사모들은 교회를 나와 생활전선에 내몰려 가정 학습지 교사와 같은 직업을 찾아 이곳저곳을 떠돌게 된다. 10여년 이상을 목회자 사모로 살아온 30대 후반에서 40대 중후반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은 많지 않다. 근근히 버티고 있다는 표현이 맞다고 홀사모들은 말한다.

일부 홀사모들은 재혼도 조심스럽게 고민한다고 한다. 실제로 홀사모 모임인 안나선교회(회장 여정숙)에 등록된 사람 중 3명이 재혼의 길을 택했다. 그러나 ‘행복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은 가벼운 웃음이 되돌아왔다. 목회자 사모였다는 꼬리표가 재혼의 가능성을 낮추는데다 재혼한다해도 새출발이 쉽지만은 않다는 반증이다.
남편의 뒤를 이어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사모들도 있다. 뒤늦게 신학교에 입학해 목사가 된 경우도 있고 전도사가 되어 목사의 길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갈수록 어려운 목회 현실에서 늦게 뛰어든 여성 목회자의 처지는 불문가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남겨진 목회자 자녀들의 문제다. 헌신적인 아버지를 지켜봤던 자녀의 입장에서 아버지의 죽음 후 찾아온 정신적 경제적인 어려움은 자녀들을 신앙에 대한 회의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 재학 중 아버지의 소천을 경험했던 한 자녀는 교회에 배신감까지 느꼈다고 한다.

한 목회자 자녀는 이제 40대가 되어 교회에서 성가대 활동을 하지만 그 이상은 하지 않으려 한다. ‘교회에 깊이 빠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교단과 교회의 무관심, 경제적 문제로 철저히 방치된 자녀들은 ‘그렇게 헌신적으로 일했는데 교회가 우리에게 해 준 것이 뭐냐’고 배신감을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더욱이 홀사모가 경제적 해결에 나서면서 자녀들은 부모의 사랑 또한 받지 못해 한 사모는 자녀의자폐증상으로 매일 밤 눈물 속에 보내게 하기도 한다.

교단과 교회가 이들의 고통에 언제까지 눈 감고 있을 것인지 사모들은 묻고 있다.   <다음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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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6월 3일부터 6일까지 성결교회 출신 목회자가 사역하고 있는 수지산성교회(황규식 목사) 주관으로 홀사모 초청 워크샵이 진행됐다. 황규식 목사는 동부교회 중교등부 출신으로 황예행 선교사로부터 홀사모 이야기를 듣고 이번워크샵을 진행케 된 것이다.
황 목사는 “온 성도가 오히려 기쁨으로 홀사모님을 맞이하게 되어 기쁘며 하나님이 이러한 기회를 허락하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33명의 홀사모가 참석한 가운데 강원도 평창의 산성교회 수양관을 숙소로 정선 바이크 체험, 오색약수 및 온천욕, 정동진 관광 등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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