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연출가에서 수준 높은 공연연출가로
100주년 기념대회 총연출 계기 … 미학적 무대, 꼼꼼한 연출 호평

박흥영 장로(신촌교회·사진)는 30여년 이상 방송국에서 일해 온 다큐멘터리 연출가다. 그는 34년간 MBC PD로 일하면서 휴먼다큐 인간시대를 비롯해 자연, 문화 다큐를 전문적으로 연출했고 지금도 상명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방송맨이다. 그런 그가 이제 대형 공연의 연출가로 탈바꿈했다. 지난 9월말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파크 콘서트를 연출했고 세종문화회관이 매년 야심차게 기획, 추진하는 재야콘서트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출을 맡아 준비에 한창이다.

다큐멘터리 연출가로 30여년 활동
박흥영 장로가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후 PD가 된 것은 대학생 때 방송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방송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무대를 조율하고 이끄는 PD의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PD가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된 것이다. 졸업 후 1973년 MBC에 입사한 박 장로는 쇼 음악 PD를 시작으로 다양한 방송을 연출했고 교양제작국에서 문화·예술·다큐 등을 연출하면서 34년 다큐멘터리 PD로 한 길을 걸어왔다.

“지금은 방송에서 인물다큐가 보편화되었지만 당시에는 빡빡한 촬영 스케줄과 함께 인물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해당 인물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3~4일간 함께 생활하면서 그 사람이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끈기 있고 꼼꼼한 연출로 그는 다큐멘터리 연출가로 호평받게 된다. 이후 그는 다양한 방송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연출하면서 후배들을 이끌었다.

성결교회 100주년 대회 총연출 맡아
오랜 기간 다큐 연출을 해온 박흥영 장로가 공연 연출에 적극 나서게 된 데는 본 교단 창립 100주년 기념대회 총연출을 맡은 것이 큰 계기가 됐다. 박 장로는 교단 창립 100주년 기념대회 준비하던 교단에서 평신도 대회를 성공적으로 연출하며 100주년 기념대회 총 연출자로 낙점됐고 영상, 음향, 조명, 무대 등을 조율하며 10만 명이 참여한 100주년 기념대회 사전행사와 감사의 예배, 축하 공연 등을 성공적으로 연출해낸 것이다.

다큐 연출을 주로 해 온 그였기에 공연 연출 메가폰을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성결교회의 장로로 100년에 한 번 마련되는 교단 잔치를 준비하면서 교단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에서 연출을 맡게됐다. 또 방송국에서 PD로 쇼 연출도 했고 다큐 연출의 노하우가 공연 연출과도 통하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게 대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박 장로는 대형 공연 연출자로서의 면모를 대내외에 선보이게 된 것이다.

미학적 무대, 꼼꼼한 연출로 공연 성공 이끌어
대회 이후 박 장로는 소규모 행사지만 여러 행사를 기획 연출하게 되었고 최근 들어서 파크콘서트와 재야콘서트 등 대형 행사도 기획, 연출하는 등 공연 연출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조수미 파크 콘서트는 대중과 만나는 새로운 형태의 콘서트를 계획하던 조수미 씨가 직접 박 장로에게 요청, 공연 연출을 맡게 됐다. 세종문화회관은 자체적으로 가장 중요한 행사인 재야콘서트를 박 장로에게 맡겨 기획, 공연하고 있는 것이다.

박 장로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홍익대 미대 출신답게 미술에 대한 탁월한 감각으로 미학적인 무대 구성과 다큐 연출가답게 꼼꼼하고 완벽성을 기울이는 공연 연출로 새로운 무대를 창출해 내기 때문이다. 그가 최근 연출한 조수미 파크 콘서트는 올림픽 공원이라는 야외무대와 조건에도 불구하고 무대 영상과 조명, 기승전결 스토리 등을 만들어 공연을 지켜보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꼼꼼함과 완벽을 기울이는 태도는 때론 다른 출연자들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조수미 콘서트에서는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연주자의 동선을 짜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지휘자와 의견 마찰을 빚기도 했고 음향과 조명, 무대 등을 맡은 책임자들과 갈등하기도 했다.

“연출가는 자기 머리속의 상상력을 무대로 구현하는 사람이며 보다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공연에 참여하는 사람은 자기 순서만을 생각하게 되고, 연출가는 전체를 보기 때문에 갈등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조율하고 조정하면서 함께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무대 뒤 꿈꾸는 후학’ 양성 힘써
그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기 위해 2003년부터 숭실대 겸임교수로 출강하기도 했고 2007년부터는 세명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 지금은 정교수가 되어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열정적이고 풍부한 현장 경험이 우러나오는 강의는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후배들에게 강의할 때 무대 뒤도 들여다보고, TV 뒷면도 들여다보라고 강조합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나 연기자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되도록 조명, 음향, 미술, 연출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음을 기억하고 그 역할을 맡아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입니다.”

그러나 박 장로는 사람들이 무대에 서서 조명을 받기를 원하지 뒤에서 주인공에게 조명을 비추고 빛나게 만드는 연출은 잘 안하려고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좋아하고 행복하니 이렇게 했지 그렇지 않았다면 힘들어 못했을 것”이라는 박흥영 장로는 앞으로도 열정을 쏟아 붓고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교단을 위한 봉사도 하고싶다고 말했다. 그것이 그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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