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키우고 소질개발 기회 됐어요"
어린시절 꿈과 재능 맘껏 펼쳐
디자이너, 작가 활약 … 수상 후 자신감 가장 큰 힘

매년 8월에 열리는 교회학교전국연합회 하계대회는 여름날씨보다 아이들의 참여열기가 더 뜨겁기로 유명하다. 미리 각 지방회별로 치러진 그리기, 글짓기, 성경암송대회 예선에서 1등을 차지한 유년부, 초등부 어린이들이 누가 최고인지 실력을 겨루는 전국대회가 이 자리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로 26회째를 맞이하는 교회학교 예능대회는 전국 성결꿈나무들이 저마다의 기량을 뽐내며 실력을 경주하는 전통과 의미가 있는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이 대회 최우수상을 거머쥔 아이들은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감격의 눈물도 흘리고, 자신감 넘치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여 왔다. 당시에 그 아이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교회학교전련의 하계 예능대회는 그리기, 글짓기 종목으로 1983년 시작, 26년째를 맞고 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첫 대회에서 시상한 유년부, 초등부 아이들은 서른 중반의 어른이 되었다. 올해로 수상 10년째를 맞은 아이들은 대학생이 되어 시나리오 작가, 한의사 등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기도 했다.

디자이너 된 박소정 어린이

1983년 제1회 그리기 대회 초등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당시 초등학교 5학년 박소정 어린이(상도교회)는 어느새 38세 전문직 직장인이 되었다. 미대에서 제품디자인을 전공한 소정 씨는 현재 생명의말씀사 디자이너로 7년째 활동하고 있다. 그가 전문 디자이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어릴적 그리기 대회에서 최고상을 받고 난 후 자신감을 얻어 재능을 개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상 탔을 때 너무 좋았던 게 기억나요. 미대에 가게된 것도 어릴 때 그림소질을 인정받고 자신감을 얻었던 게 도움이 됐어요. 지금 그리기를 업으로 삼고 있는데 새삼 어릴 때 영향이 크다는 걸 실감해요.” 소정 씨는 아직도 예능대회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아직도 하고 있다니 대단한데요. 교회에서 아이들의 소질을 키워주는 이런 행사를 하는 것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소정 씨는 예능대회가 아이들의 예술적 자질을 발견하고 키우는 좋은 기회로 사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하고 “하나님 안에서 선의의 경쟁하며 자질을 키워나가길 바란다”며 올해 대회참가 아이들에게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 < 역대 수상자들 > 배현정 손지인 이한나 양한나 김아령 어린이
새롭게 신앙 다진 이혜진 어린이

같은 해 1회 글짓기 유년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혜진 씨(약수동교회, 35세)는 ‘텔레비전과 바보상자’라는 주제어와 내용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에 아빠가 TV를 바보상자라고 했었어요. TV를 볼 시간에 교회가서 찬양하고 말씀을 배우자는 뭐 그런 내용을 글을 썼던 것 같아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은 공식적인 상이라 너무 감격했었어요.” 이후 6학년이 되어서 초등부 최우수상을 또 다시 수상했다는 혜진 씨는 오랫동안 신앙적 방황을 겪었다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미국과 스위스 등에서 예수전도단 DTS 훈련을 2년 넘게 받고 지금은 새롭게 신앙을 다져가고 있다. “아이들에게 예술이나 과학을 통해 신앙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게 신앙을 되찾은 혜진 씨의 바람이다. 전국 최고실력을 인정받은 지 올해로 꼭 10년을 맞은 수상자들은 스무살의 젊음을 만끽하고 있었다.

▲ 10년전 글짓기 초등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지훈 씨는 지금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군복무 중이다. 어릴적 글솜씨를 갈고닦아 현재 시나리오 작가를 목표로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초보 작가 최지훈 어린이

1998년 글짓기 초등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6학년 최지훈 어린이(전주교회)는 현재 23세 육군 상병으로 군복무 중이다. 지훈 씨는 어릴 때 좋아하던 글쓰기로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게 되자 ‘글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신앙도 탄탄히 성장해 중고등학교 때는 학생회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했고, 지금껏 ‘생각이 올바른 아이’라는 주위의 칭찬을 받고 있을 정도라고. “당시에 상 받고 좋아서 믿어지지 않았어요. 글솜씨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됐고, 이 다음에 커서 방송국이나 신문사 기자가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시나리오 작가도 되고 싶었구요.”

작가의 꿈을 키워오던 지훈 씨는 전북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고, 얼마 전에는 단막극 공모전에도 입상할 정도로 착실히 실력을 쌓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제대후에는 또 다른 목표에 도전할 생각이다. “영화나 예술을 더 공부해보고 싶어요. 제대한 후에는 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해볼까도 생각하고 있어요. 초등학교 때 글짓기로 인정받은 글 솜씨를 작품으로 만들어보는 게 꿈입니다.” 지훈씨는 기자의 전화를 받고 10년이 지난 후 어린이 수상자를 찾는다는 내용을 소재로 삼아 작품을 써보고 싶다고도 했다.

한의사 꿈꾸는 김수경 어린이

10년 전 유년부 글짓기 대회 최우수상을 받았던 김수경 어린이(광복교회)는 올해 20살. 한의사를 꿈꾸며 대학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당시 3학년이었던 수경 씨는 ‘자연과 사람’이라는 주제로 하나님의 섭리와 사람과 자연의 어우러짐을 동심으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경 씨는 교회 반주자로, 초등부 보조교사로 봉사하는 건강한 신앙인으로 성장했으며,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나누는 한의사가 되어 하나님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밖에 10년 전 성경암송대회에서 나란히 수상해 화제를 모았던 예수마을교회 김민주, 민영 자매도 꿈을 향해 날개 짓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편, 1993년 처음 예능대회와 함께 시작된 성경암송대회 1회 수상자들을 비롯해 적지않은 수의 수상자들이 연락이 닿지 않아 안타까웠다. 수상할 당시 출석하는 것으로 기록된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는 사람이 가장 많았으며, 이전에 그 교회에 출석했는지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 사람도 몇몇 있었다. 그러나 이전과 같은 교회에서 신앙생활하며 교회학교에서 발견한 재능을 키워나가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교회학교 예능대회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자신감을 키우고, 감춰져있던 끼와 소질을 개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교회학교 전국대회가 한번의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대회를 전후해 아이들의 실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교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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