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중앙교회 창의적 전도전략
뜨개질 수세미-자수 행주 이어
먹거리 앞세워 공략해 대히트
‘걷고 줍고 기도하기’도 효과
지역사회 봉사에 주민 호응
매봉산 등산 ‘생수 전도’도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 있는 영동중앙교회(김영훈 목사)에서는 토요일마다 달콤한 붕어빵 냄새로 가득하다. 토요일 오후면 붕어빵을 구워 강남 주민들에게 나누며 복음을 전하기 때문이다. 

붕어빵은 서민의 정서가 담긴 먹거리이지만 강남에서도 잘 통했다. “맛있는 붕어빵 드세요”라는 말 한마디면 경계심을 허물고 호감을 가졌다. 이제는 교회로 찾아와서 “사갈 수 없겠냐”며 팔라고 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사실 영동중앙교회는 코로나로 노방전도가 어려운 상황부터 전도에 적극적이었다. 코로나 기간 크리스마스 때, 어려운 이웃돕기 특별헌금을 통해 지역사회를 섬겼고, 위생용 마스크에 전도지를 함께 넣어 지퍼백으로 나눠줬다. 대면 전도가 어려운 상황에는 문고리 전도지를 따로 제작해 복음을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길거리 전도는 쉽지 않았다. 전도를 가로막는 일도 많았다. 학원가에 나가 시원한 물병을 나눠주며 전도하려 했더니 마약이 담긴 음료수를 나눠주는 사건이 터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젤리로 전도하려 했더니, 수상한 사람이 준 간식을 먹고 탈이 난 아이들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성도들은 좌절하기보다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뜨개질로 수세미를 만들어 전도 물품으로 기부했고, 교회의 재봉 동아리인 ‘쏘잉 동아리 실로’ 회원들은 행주에 교회 로고와 예쁜 자수를 넣어 주었다.

그러다가 겨울철에 붕어빵 전도를 시작했다. 교회 인근에 붕어빵 파는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2022년 겨울부터 교회에서 붕어빵을 구워 전도지와 함께 나눠주었다. 처음에는 목요일 금요일에 했는데 비거주인들이 많아 효과가 적어서 거주민이 많이 있는 토요일로 정착하게 되었다. 

 

김영훈 목사는 “전도지만 들고 만나는 것보다 붕어빵을 갖고 가면 경계를 누그러뜨린다”며 “처음엔 문전박대했던 분들이 오히려 반긴다고 할 정도로 친해졌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불조절이 안돼서 실패하기도 했다. 그럴 때는 유튜브를 통해 붕어빵 굽는 법을 배우고, 평일에 나와서 연습도 했다. 이제는 교회까지 찾아오는 단골 손님(?)까지 생길 정도로 전문가가 다됐다. 

붕어빵만 주는 것이 아니라 전도지와 함께 사랑의 메시지, 직접 만든 수세미, 꽃씨가 같은 선물도 전했다. 그랬더니 차 타고 지나가다가 창문을 내리고 붕어빵과 전도지를 달라는 경우도 생겼다. 물론 더러는 거절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도의 사명은 멈추지 않고 토요일 오후면 어김없이 전도에 나선다. 

붕어빵 전도는 교인들을 하나로 만드는 가교역할도 톡톡히 했다. 처음에는 전도부원 중심으로 전도를 했지만 박정호 원로장로가 사비를 털어 붕어빵 만드는 기계를 헌납하고 배달까지 나서니 성도들의 참여도 활발해졌다. 안용환 장로는 붕어빵 굽는 역할을 맡았다. KDI 원장을 지낸 현정택 장로도 노란색 전도복을 입고 붕어빵을 나르고 있다.

이제는 전 교인이 9개 전도팀으로 나눠서 매주 돌아가면서 붕어빵 전도에 나서고 있다. 반죽을 넣고 굽는 팀이 있고, 붕어빵을 들고 거리에서 나눠주는 팀, 전도 용지와 용품을 만드는 팀 등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전도팀이 되었다. 열매도 있다. 전도지를 받고 새 가족으로 등록하는 이웃도 생겼다. 

전도부장 김대성 장로는 “어떻게 바싹하게 맛있게 구울지 연구하고 노력했다. 그랬더니 영동중앙교회 나가보겠다는 사람들이 생기고 실제로 찾아는 사람도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룹장 이향원 권사도 “외국인들도 잘 받고, 자동차 창문을 열고 달라기도 했는데 이제는 지역에 소문이 나서 잘 받는다”면서 “이제는 ‘영동중앙교회네요’라면 먼저 알아보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영동중앙교회는 붕어빵 전도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한 섬김활동으로 주민들 곁으로 다가갔다. 이른바 ‘걷고, 줍고 기도하기’ 운동이다. 성도들은 교회 로고를 새긴 조끼를 입고 길에 떨어진 담배꽁초 등의 쓰레기를 줍는 사회봉사 활동도 벌였다. 매주 토요일 교역자들을 중심으로 교회 주변을 돌아다니며 지역사회를 개선하는 ‘걷·줍·기’ 운동으로 교회의 존재를 알리고 기독교의 봉사와 실천의 가치를 홍보하며 주민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긍정적인 관심 유발의 효과였다.

매봉산 등산로에서도 1년 내내 기관별로 생수전도를 하고 있다. 

교회 외벽에는 ‘복음의 전함 전도 플랜카드’를 걸고 교단과 업무협약을 맺은 전도 캠페인을 진행하며 관심을 끌었다. 10월에는 교회진흥원를 통해 전도교육도 받기로 했다. 

노방전도로는 성도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전도하면 하나님께서 채우신다”고 믿고 있는 영동중앙교회 성도들은 변함없이 길거리에 나가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한다. 붕어빵 전도, 걷·줍·기 운동 실천, 씨앗 화분 등 듣기만 해도 창의적인 길거리 전도 방식은 올해 ‘한 성도 한 영혼 주께로‘라는 표어를 정하고 전도에 집중하는 우리 교단에 속 시원한 대안을 제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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