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4일은 올해 사순절이 시작된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었다. 이날부터 부활절인 오는 3월 31일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간을 기독교에서는 ‘사순절(Lent)’이라고 부른다. 기독교에서 ‘40’은 대표적으로 상징적인 숫자다. 사순절의 40일은 예수님이 광야에서 시험받으신 40일을 상징한다. 또 모세는 40일 금식으로 기도했고, 예수님도 부활 후 40일간 제자들과 함께하셨다. 보통 각 교회에서는 사순절을 맞아 ‘40일 새벽기도회’를 실시한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한국교회 교인들도 사순절을 맞아 특히 경건을 체험하고 그 능력을 회복하는 데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우선 금식과 절제를 통해 정결한 삶을 사는 데에 힘쓰는 기간이 되길 바란다. 오늘의 시대는 풍요를 넘어선 과잉의 시대이다. 물론 여전히 세계 곳곳에 절대적 빈곤이 존재하고 있지만, 선진국들에서는 과잉으로 인한 폐해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기독교인이라면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오셔서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의 길을 달게 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그분의 삶을 본받고 또 닮고자 해야 한다. 금식을 하는 것도 좋지만, 최근 각광받고 있는 미디어 금식 또한 특히 젊은이들에게 매우 추천할 만하다. 그리고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아프게 했던 우리 안의 죄악들을 돌아보고 고쳐나가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 

선행을 베푸는 것도 중요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은 결국 모든 인류의 구원을 이루고자 하셨던 것이기 때문이다. 흑암과 사망의 권세 아래 고통받는 이들을 살리고 돌보는 일에 한국교회가 적극 나서길 바란다. 장기기증운동, 헌혈운동, 각종 구호와 봉사 동참 등이 좋은 예다.

연합에도 더욱 힘써야 한다.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가장 간절히 소원하시고 기도하신 것 중 하나가 바로 연합이었다.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 있는”(요 14:20) 거룩하고 신비한 사랑의 연합을 예수께서는 바라셨고 이루셨다. 십자가와 부활은 바로 그 놀라운 사건이다. 그분은 우리의 화평으로서 둘로 하나를 만드사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시고 십자가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셨다(엡 2:14, 16).

어느 때부터인가 한국교회 연합기관들이 사분오열되고, 또 한국교회 전체가 함께하는 유일한 정기 연합 행사로 어렵게 자리매김했었던 ‘부활절 연합예배’조차 분열의 악순환에 빠졌다. 그나마 부활절 연합예배의 경우 최근 많이 회복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위상과 상징성에 있어 예전의 그것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고, 연합기관 통합은 수 차례 좌절을 겪었다.

부디 이 사순절 기간 한국교회 모든 지도자들과 구성원들이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이번 예배를 하나님께 화목의 제사로 온전히 드리길 바란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예배가 되게 하고, 한국교회 대화합과 연합기관 통합의 전기까지 마련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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