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바이처는 나의 생애와 사상』에서 생명의 외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생명체는 살려는 의지를 지니고 있는데 이는 생명체가 지니는 내재적 가치이고 그 가치는 신성한 것이다. 외경은 단순한 존경을 넘어서는 의미라고…. 

과거 한방 엑기스를 치료에 응용한 후 고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룬 때가 있었다.

어느날 40대 여성이 방문했는데 아버지가 임종 직전이고 국내에 있는 형제자매는 모두 모였는데 미국에 체류하는 오라버니가 도착하지 못했으니 하루 이틀 더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입원한 환자라면 연명치료용으로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게 하고 강심제 주사로 심박 출력을 증가시켜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시도하겠지만 집에 누워계신 분이니 그럴 수도 없는 일이라 마황부자세신탕과립을 조제해 주고 따뜻한 물에 풀어 조금씩 입에 떠 넣어드리라고 당부했다.

그분은 그날 이후 일주일을 더 생존하시다가 눈을 감으셨다. 물론 타국의 오라버니도 잘 도착하여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았다.

마황부자세신탕과립은 이름 그대로 세 가지 약재로만 구성된 방제이다. 그중 마황은 따뜻한 약성을 지닌 약물이고 교감 신경을 흥분시켜 혈압을 올리고 심장박동을 빠르게 한다. 포부자는 부자의 독성을 제거한 약재인데 심박동 수와 관상동맥의 순환을 증가시키고 진통, 해열 그리고 흥분 작용이 있다. 그리고 세신 역시 강심, 혈당 상승. 항알레르기 작용까지 있으니 임종을 앞두고 기력이 쇠하고 몸이 식어가는 그 분에게는 기적의 버저비터로 작용했을 것이다.

한편 지난 2월 5일 네덜란드 전 총리 부부가 자택에서 동반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93세 동갑으로 어린 시절에 만나 70년간 동고동락했는데 전 총리가 5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건강이 나빠졌다. 이들의 죽음으로 안락사에 대한 논란이 거세졌다.

생명은 천하보다 귀한 것인데 어떤 이들은 더 생명을 연장하길 바라고 어떤 이들은 안락사로 생명을 마치는 것인가?

종교에서 말하는 아름다운 죽음, 생애를 잘 마무리하고 천국에 대한 소망을 안고 눈을 감거나 중생은 죽어도 다시 태어난다는 생명의 윤회를 마음 속에 품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종교관을 갖고 살아가지만 건강하게 잘 살다가 영생의 소망을 갖고 임종을 맞는 웰다잉은 얼마나 될까?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했던 꿈 많은 청소년이들이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실패와 좌절을 견디다 못한 30~40대 가장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있다. 원치 않는 질병으로 때로는 유전적인 질환으로, 산후 우울증으로, 또는 원인 모를 질병으로 병원을 전전하다 맞는 죽음이 있다. 어떤 이들은 사건, 사고의 피해자가 되어 억울한 죽음에 이르는 등 죽음에는 다양한 사연들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원하는 웰빙(well-being)의 삶이란 웰다잉(well-dying)과 웰리빙(well-living)이 잘 어우러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명 외경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 그것은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존중받아야 하고 누구나 웰빙의 삶이 되도록 기원하는 것이며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 동물이나 식물까지도 아끼고 돌보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의 외경은 바로 웰빙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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