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46:1~4)

어느 날 가나안에 살던 야곱은 요셉의 초청을 받아 애굽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토록 사랑했던 아들, 짐승에게 찢겨 죽은 줄로만 알았던 요셉이 살아있다고 하니, 그는 이제 죽어도 한이 없다고 고백하며 가나안을 떠나 애굽을 향해 간다. 

그런데 야곱은 애굽으로 가는 가나안의 마지막 땅, 브엘세바에 멈춰 그곳에서 제사를 드린다. 하루라도 빨리 그토록 그리워하고 사랑했던 아들 요셉을 보고 싶을텐데, 그는 그곳에서 다시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린다. (창 46:1)”

그가 드린 제사는 기근으로 가나안을 떠나 애굽으로 가서 아내를 후궁으로 가게 했던 아브라함, 가뭄으로 애굽에 가려다 블레셋 그랄에 머물러 아내를 잃을 뻔했던 이삭의 위기를 기억하게 한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기근 앞에서 애굽으로 가려했던 야곱은 하나님 앞에 제사를 드린다. 

그런데 본문에서 쓰인 ‘희생제사’는 단수인 ‘제바’를 사용하고 있지 않고, 제사들이라는 복수형인 ‘제바힘’으로 표현되고 있다. 즉 야곱이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뜻과 그분의 응답을 듣기 위해 간절히 반복된 제사들을 드리며,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렸음을 보여준다. 

야곱이 한시라도 빨리 가서, 아들 요셉과의 상봉을 원했겠지만 야곱은 육신의 욕망을 내려놓고, 그의 우선순위는 아들이 아닌 하나님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나그네와 같은 떠돌이 인생, 험악했던 인생을 내려놓고, 브엘세바 예배를 통해서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이 아닌, ̒나의 하나님, 나의 아버지̓로 고백하는 야곱의 하나님을 만나는 계기가 된다.

야곱은 애굽으로 떠나기 앞서, 얍복강가에서 천사와 씨름하던 그 절박한 모습으로 돌아가, 또다시 브엘세바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 찾는 간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토록 사랑하고 그립던 아들을 보는 일이 1순위가 아니라, 먼저 하나님이 우선순위가 되어서 반복해서 제사들(제바힘)을 드리며, 하나님 뜻을 간절히 찾는 야곱의 예배를 성경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야곱은 그가 멈춰 선 곳에서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의 뜻과 은혜를 구한다. 하나님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간절하고 절박한 상황 앞에 서 있는 야곱에게, 얼마가 되었을지 모르는 제사들을 드리고 난 어느 깊은 밤에 하나님은 야곱을 부르시고 위로하신다. “그 밤에 하나님이 이상 중에 이스라엘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야곱아 야곱아 하시는지라 야곱이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매(창 46:2)”

걱정과 염려로 살아왔던 칠흑같은 어느 날 밤, 막막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간, 하나님은 그에게 빛처럼 다시 나타나 주셨다. 형과 아버지를 떠나 하란으로 도망치던 절망의 깊은 밤에 나타났던 하나님, 20여 년 만에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얍복 강가에서 나타나신 시간도 밤이었다. 어둡고 두려운 밤, 가나안을 떠나 애굽으로 가려는 그의 마음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절박함 가운데서 하나님을 찾았고, 그 깊은 밤 하나님은 그를 만나 주셨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찾으신다. 우리가 예배를 통해 다시 살아나길 원하신다. 영이 메마르고, 하나님을 찾지도 않고, 예수의 이름이 사라진 교회, 죽은 영혼과 같은 깊은 밤에 다시 우리의 삶을 예배로 회복하시고, 빛으로 소망으로 은혜 베풀어 주시길 원하신다. 그러므로 영과 진리로 예배드리는 예배자들이 깊은 어둠의 시간에 문제와 두려움, 염려 앞에서 담대히 예수님을 바라보고,  살리시는 예수님을 다시 만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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