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이슈 진단 – AI와 한국교회
설교-행사준비 등 효율성 증가
이단 데이터 제공 등은 경계를

챗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 챗봇 열풍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최대 이슈를 꼽을 때 인공지능(AI)은 반드시 꼽힌다는 말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분야를 막론하고 인공지능으로 인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느새 우리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 인공지능,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한국교회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3월 어웨이크코퍼레이션(김민준 대표)이 개발한 ‘주님 AI’라는 이름의 챗GPT 기반 서비스의 등장으로 한국교회 안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의 신앙 고민과 질문들에 거침없이 답변하는 인공지능 서비스로 인해 목회자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대체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낳은 것이다. 현재는 ‘초원(chowon.in) AI’로 서비스명을 변경하고 이용자들의 신앙관리를 돕고 있다.

실제 ‘성경 묵상 방법을 알려줘’라는 기자의 질문에 초원 AI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장소 △마음에 와닿는 성경 구절 △성경 구절 묵상하며 성령의 인도 구하기 △하나님께 기도하기 △하나님께 감사하며 묵상 마무리하기 등 기초적인 묵상 방법과 관련 성경 구절, 기도문까지 한꺼번에 답변했다.

‘크리스마스의 진짜 의미는 뭘까?’, ‘어떻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나요?’, ‘하나님은 아침형 인간을 좋아하시나요?’, ‘십일조는 왜 해야 하나요?’, ‘교회에서 왕따를 경험했어요’ 등 실제적이고 내밀한 고민이 담긴 질문들이 하루에만 1만 개씩 올라오고 있다. 월 활성 사용자도 3~4만 명으로, 그중 2030의 비중은 60%에 달한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도 인공지능을 목회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신학적 논의에 나선 상황이다. 예장통합 정책기획및기구개혁위원회는 올해부터 챗GPT와 관련한 윤리 규정 제정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예장합동도 교육국, 교회자립개발원 등을 중심으로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 교단 정철우 목사(한우리선교교회, IT 전문가)도 지난해 5월 본지 기고를 통해 “미래사회에서 인공지능 활용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앞으로는 금융, 법률 등의 특정 분야에 맞춤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며 “성결교회 미래의 다음세대를 위하여 총회 차원의 맞춤형 언어모델을 구축하고 오픈소스 GPT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한 맞춤형 챗봇(holyGPT) 인공지능 서비스를 준비하고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챗GPT에 대한 목회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목회데이터연구소(지용근 대표)와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이사장 김지철 목사)이 지난해 3월 전국 개신교 담임목사 및 부목사 총 650명(담임목사 325명, 부목사 3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목회자 47%는 ‘챗GPT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목회자의 81%는 ‘챗GPT 결과에 대해 신뢰한다’고 답했고, ‘만족도’ 또한 52%로 높게 나타났다. 목회자 79%는 ‘앞으로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설교 준비에 챗GPT를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46%의 목회자들은 자신의 설교 준비에 챗GPT를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챗GPT, 목회자는 어떻게 사용할까』, 『챗GPT, 주일학교는 어떻게 사용할까』의 저자 서경원 목사(미래목회전략연구소 대표)도 “목회자와 기독교인들이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유행으로 지나가지 않는다”며목회자들은 성도들과 효과적인 의사소통 채널을 구축하려면 인공지능 사용이 필수”라며 개교회에서도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목회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활용 가이드 제작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원 AI’처럼 챗GPT를 활용해 누구나 ‘개인 맞춤형 챗봇’을 만들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든 만큼 신학적인 가이드를 제시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했다. 서 목사는 “각 교단이 서둘러서 각 교단의 교리에 기초를 둔 챗봇과 챗봇 가이드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단들의 놀이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단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 학습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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