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마음 낚다가 ‘사람 낚는 어부’로

장교 입대 후 수류탄 사고
장애 이기고 ‘마케팅 달인’
‘2080치약’ 등 숱한 히트작
중국에서 주님 다시 만나
변화되고 1년 20명 전도

‘샴푸와 린스를 하나로, 하나로 샴푸’, ‘20세 치아를 80세까지, 2080치약’ 

한 번씩은 사용한 최고의 히트 상품들이다. 이 제품들을 우리나라 마케팅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 성결인 조서환 장로(서초교회 · 사진)가 만들었다.

현 KT와 통합된 KTF 통신사의 ‘쇼를 하라 SHOW’의 현장 마케팅 1인자도 조 장로이다. 

조 장로는 애경·영국 유니레버 마케팅 매니저, 미국 다이알 마케팅 이사, 스위스 로슈 마케팅 이사, 애경산업 마케팅 상무, KTF 부사장, 세라젬 H&B사장 등을 지냈다. 현재 조서환마케팅그룹/마케팅사관학교 회장과 아시아태평양마케팅포럼 회장을 겸하고 있다.

모티베이터』『마케팅은 생존이다 

한국형 마케팅』『대한민국 일등상품 마케팅전략  근성, 끝까지 너를 이겨라 등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도 냈다. 첫 번째 에세이 저서 모티베이터』출간 이후  국내외에서 1700여 회 강연했다. 일반 기업, 공공기관뿐 아니라 기독교 기관·단체, 교회 강연도 이어지고 있다. 

마케팅의 ‘마’자도 모르던 조 장로가 우리나라 최고의 마케팅 전문가가 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였다.

충남 청양이 고향인 조 장로의 꿈은 ‘장군’이 되는 것이었다. 8남매 중 기골이 장대하고 목소리도 커서 어른들에게 ‘장군감’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부모님은 자식 모두를 대학에 보낼 형편이 아니었다. 그런 집안 사정으로 육군3사관학교에 진학했다.

육군 소위로 임관하자마자 부대에서 수류탄 폭발 사고가 났다. 대간첩 훈련 중 조 장로가 수류탄을 잡고 멀리 던지려는 순간 머리 위에서 폭발했다. 안전핀을 뽑기도 전에 저절로 빠져버린 것이다. 이 사고로 그의 오른손이 날아가고 수십 개의 파편이 철모를 뚫고 머리에 박혔다.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었다. 

군대를 전역하고 새로운 삶을 찾았다. 약점을 극복하는 데 힘을 쓰기보다 강점을 살리자고 마음먹었다. 남 앞에서 서슴지 않고 의견을 개진하는 성격인 조 장로는 ‘교수’가 되기로 했다. 교수는 손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 더욱 좋았다.

수류탄 사고 전부터 사귀던 아내 김경옥 권사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조 장로와 결혼했다. 경희대 영문학과에 진학한 그는 재학 중 두 아이를 낳아 국가유공자 연금만으로는 생활할 수 없었다. 유학을 포기하고 취직부터 해야 했다. 

그러나 한 손이 없는 장애로 인해 수차례 면접에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으며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애경’에 입사했다. 첫 직장이었다. 처음에는 공항에서 피켓을 들고 외국 협력사 직원들을 영접하는 일을 했다. 받는 명함마다 ‘마케팅’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공부했다. 어느 날 기회가 왔다. 애경이 외국 기업들과 합작 투자를 하면서 마케팅 지식과 영어에 능통한 사람이 필요했다. 딱 한 사람, 조서환 장로가 적임자였다.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그의 작품들이 하나둘 세상에 나왔다. 첫 타자는 ‘하나로 샴푸’였고 이후 ‘2080치약’ ‘에이솔루션’ ‘쇼를 하라 쇼’ 등 생활용품과 화장품, 이동통신 서비스까지 그는 마케팅 업계의 거목으로 우뚝 섰다.  

KTF 부사장 시절, 회사가 KT와 통합하면서 퇴사를 한 그는 한 중견기업의 제안으로 중국에서 화장품 사업을 하는 세라젬 H&B의 CEO가 되었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작은 희망도 보이지 않는 막막한 날들이 계속됐다. 어느 날 한인교회의 새벽기도를 가려던 아내가 걱정이 되어 함께 따라나선 그는 목사님의 설교에 교만했던 자아가 무너졌다. 지금까지 승승장구하며 살아온 인생은 내 능력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깊이 깨달았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난 그는 마케팅 전략을 활용해 ‘사람 낚는 어부’가 되고 있다. 사람을 만날 때 일부러 주일에 약속을 잡고 교회에서 만난다. 그렇게 전도한 사람이 한해 20명이나 된다. 지난해에는 CBS ‘새롭게 하소서’, ‘세바시’ 강연에도 출연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기도 했다.          

조서환 장로는 N포세대의 젊은이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위기를 만났을 때 생각을 어떻게 하고 마스터플랜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잘나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기회를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해왔기 때분에 성공하는 것입니다.” 마케팅 전문가에서 희망 전도사로 살아가는 그의 인생 후반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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