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후예배, 소그룹 강화 등 특화하고
필요하면 교회학교서 영어로도 수업하자
목회자는 봄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목회 현장에 선지 3년이 되어 간다. 목회자를 양성하는 교수로 28년간 사역하면서도 항상 내 인생의 마지막은 목회하는 목사로 마치고 싶다고 기도해 왔는데 너무나 갑작스런 응답에  쫓기듯 현장으로 나왔다. 전공이 설교학인지라 어느 누구보다 교회현장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맞닥뜨린 목회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당장 일 년에 두 차례의 방학이 주는 여유 그리고 교수직이라는 자유가 사라졌다. 설교학 교수 출신이 매일 설교에 치이는 아이러니는 당사자 아니면 누가 알겠는가! 

하필이면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목회에 발을 디디다 보니 한국교회 전체가 겪는 어려움임에도 나에게는 더더욱 참담하게 다가왔다. 그 긴 악몽의 시간을 거쳐 코로나로부터 해방되었을 때의 기쁨을 어찌 말로 표현하랴! 하지만 코로나 뒤에 드러난 교회의 실체는 희망보다는 절망과 낙담 그 자체이다. 한국교회가 평균 30% 교인 감소를 이야기하는데 이게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한창 일해야 하는 젊은 세대가 많이 빠져 나갔다. 또 적지 않은 성도들이 코로나 때 도입한 영상예배 속으로 숨어버렸다. 

문제는 이렇게 나간 자리를 메워야 하는데 요즘은 도무지 전도가 안된다. 한국인의 절반 이상이 무종교로 종교 관심이 없다보니 새신자는 가뭄에 콩처럼 드물다. 여기에 정말 절망적인 것은 다음 세대인 교회학교의 몰락이다. 전통적인 교회처럼 세대가 이어주는 모습이 무너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30년 후 한국교회 모습이 어떨지 도무지 눈앞이 캄캄하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역으로 코로나 이후 교회에 남아 있는 분들이 얼마나 귀한지 모른다. 결국 이분들이 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동력이자 자원이고 희망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이 부분에서 동의와 우려를 동시에 느낄 것이다. 

거품빠진 교회의 실체가 경로당처럼 나이든 분들만 남았다는 현실에 대한 동의, 마음과 몸이 각각인 노쇠한 분들과의 사역이 주는 우려! 이런 새로운 현실을 직시한다면 목회의 전략 역시 수정될 수밖에 없다. 

당장 모든 것에 너무 익숙한 성도들에게 기계적인 성경적 설교는 들어오지 않는다. 또 코로나의 유산인 영상설교는 특정 집단을 넘어선 불특정의 시청에 노출되어 있는데 신앙이 전제된 기존의 설교로는 승부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설교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신앙 없이도 들을 수 있는 국민설교를 통해 복음전파를 지향해야 하고 여전히 교회에 남아있는 특단의 성도들을 향해 성경의 깊이를 파고드는 깊이 있는 강해설교라는 투트랙의 말씀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교회가 성도의 70~80% 이상이 주일예배만 참여하는 것이 현실이다. 거대한 세속주의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다면 현실을 인정하고 주일 목회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특히 주일로 옮겨진 구역(목장)예배를 활성화하는 것이야 말로 교회됨의 본질에 접근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나아가 주일 오후예배의 성격을 공동체성 강화, 소그룹 강화 등으로 특화하여 성도들이 예배의 다름과 유익을 공감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죽어가는 교회학교를 위한 핵심 키는 부모에게 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영어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면 이런 니즈에 맞춘 교회학교의 교육 수정이 필요하다.

교수로 있을 때는 시간이 가면 학기가 시작되고 방학이 왔다. 자연의 봄 역시 시간이 조물주의 규칙에 자동적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목회의 봄은 손 놓고 기다린다고 해서 오는 게 아니다. 오지 않는 성도를 놓고 한탄한들 무엇하랴? 있는 재료 가지고 음식 만들 듯 현재의 상황에서 목회자는 봄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아가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 교육 역시 변화된 목회의 상황을 직시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목회자를 양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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