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교회의 특별한 청소년 전도
새 학기 30여명 등록 130여명 출석
매주 학교 앞 전도서 아이들 만나고
청소년 눈높이 맞게 교회 문턱 낮춰 
토요 교실 등 주중 프로그램도 효과적
아이들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간다
엄마 아빠같은 교사들 열정 뜨거워

“도연아, 잘 지냈니? 지난 주는 못 만나서 보고 싶었어.” “이번 주에는 꼭 나갈게요”

은평교회(유승대 목사) 중등부 담당 윤형권 목사와 교사들이 구산중학교 앞에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네자 아이들도 반갑게 맞아 준다.  

윤 목사와 교사들은 주중에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인근 중학교를 찾는다. 하교 시간에 아이들을 기다렸다가 간식을 나눠주며 교회 아이들도 만나고, 아이들의 친구들과도 안면을 튼다.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에겐 복음도 전한다. 

윤형권 목사는 7년 째 교사들과 간 매주 화~금요일 하루 두세 군데씩 인근 중학교 10곳을 돌며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일명 ‘안면트기’ ‘붙박이’ 전도법이다. 처음엔 잡상인 취급도 당했지만, 매주 같은 자리에서 꾸준히 하다 보니 학교에서도 전도를 막지 않는다고 한다. 

  윤형권 목사는 “꾸준히 학교 앞에 나가다 보니 코로나 때나, 강남 학교 앞 마약 음료 사건이 터졌을 때도 ‘은평교회는 믿을 수 있다’며 전도를 막지 않았다”고 했다. 신풍중학교 보안관은 불교신자인데도 오히려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너희도 교회 다녀라’고 권유할 정도로 은평교회 학교 앞 전도는 공감을 얻고 있다.

학교 앞 전도는 반 아이들과 그들의 친구과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고, 친구끼리 서로 연결돼 교회에 나오기도 한다. 장기 결석자 등 ‘잃은 양’과 다시 접촉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들은 전화도 잘 받지 않는데, 학교 앞에서는 마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윤 목사는 학교 앞이나 교회에서 아이들을 정기적으로 만난다. 1학기 초에는 모든 학생들의 개별 심방을 진행한다.

교사들은 학교 앞 뿐만 청소년들이 있는 곳이면 가리지 않고 어디든 찾아간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SNS도 활용한다. 예배 때 있었던 일이나 교제하는 모습을 SNS에 올리면, 궁금해서 와보는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학원 끝나는 시간에 맞춰 닭강정이나 피자를 손 들고 앞에 서 있으면, 다른 친구들의 부러움 대상이 된다. “뭐야? 나도 교회 갈래”라는 말도 나온다는 것. 토요일에는 전화로 심방하고, 새신자들은 ‘특별대우’한다. 

교사와 아이들 위주로 6호선 응암역에서 ‘버스킹’도 한다. 지난 3월 19일에도 응암역 앞에서 버스킹을 하면서 거리 전도활동을 벌였다.

은평교회는 아이들을 찾아가기도 하지만 주중에도 아이들이 교회를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토요교실’과 ‘방학중교실’을 만들어 동아리 형태로 성경읽기부터 운동, 노래, 악기, 독서토론, 자기계발 등 다양한 과정을 마련했다. 교사들이 재능기부로 지도하고, 교회 외부 청년이 재능기부로 동아리를 이끌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중등부 교사실은 아이들의 ‘사랑방’이 됐다. 평소 컵라면이나 간식거리가 떨어지지 않게 하고 있다. ‘먹고 돌아서면 배고플’ 나이의 아이들이 누구나 부담 없이 와서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안 믿는 친구들을 데려와서 함께 먹어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 여름에 아이스크림 먹으러 따라왔다가 교회에 출석한 아이들도 있다. 그래서 여름이면 아이스크림을 300개씩 주문해 교회 냉장고에 채워놓는다. 교사나 윤 목사가 상주하며 찾아오는 아이들을 맞이하니, 아이들이 교사실에 오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4월부터는 아예 사무실을 ‘공부방’처럼 운영해 스터디 카페에 갈 여력이 안 되는 아이들이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 중학생들을 교회 안에 발을 딛게 하는 사역도 활발하다.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대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이때 학교별로 포스터를 붙이고 접수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은평교회 중등부를 알린다. 지난 3월 17일 주일에는 중등부 체육대회를 열었다. 지난 주 전도했던 새지자 12명과 더불어 170여 명이 땀흘리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은평교회 중등부는 전도와 교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전도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실시한다. 2월부터 8주 과정으로 진행하고, 매일 밤 10시 30분마다 ‘데일리 줌 큐티’로 아이들을 만난다. 미션스쿨의 경우 공간을 빌려 학교 내에서 예배를 드릴 때도 있다.

  은평교회는 이렇게 활발한 전도와 양육으로 아이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회 다음세대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은평교회 중등부에는 새 학기에만 벌써 30여 명이 등록했다. 올해 초 고등부로 90여 명을 등반시켰지만 현재 출석 인원은 130여 명이다. 

은평교회는 수적 부흥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뜨겁다. 아이들이 직접 예배를 인도하고, 각 분야별로 자체적인 활동으로 아이들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그래서 수련회 등 각종 행사에 아이들이 참여가 적극적이다. 지난 겨울수련회에는 5시간씩 기도와 찬양을 해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초청 강사나 찬양팀이 “이런 아이들은 처음 본다”고 할 정도. 아이들은 겨울 수련회가 끝나자마자 “여름 수련회는 언제 하냐”고 물을 정도다.

교사들의 헌신도 중등부의 뜨거운 부흥의 비결이다. 교사 지원자들이 늘어, 현재 은평교회 중등부 교사는 총 47명에 달한다. 

10년째 중등부 교사를 맡고 있는 이향기 교사는 “새롭게 전도한 아이들은 1년 간은 쏟아붓는다고 생각해야 자리를 잡고 2년 차에 주일에 꼬박꼬박 교회에 잘 나온다”면서 “정착 비결은 계속 만나고 연락하는 수밖에 없다. SNS를 수시로 살피면서 칭찬도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조은혜 교사도 “하나님께서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게 하신다. 알고 보면 집에서 따뜻한 밥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그래서 배고프다고 하면 일단 먹인다. 정말 토할 때까지 먹더라(웃음). 아이들이 정말 엄마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보니 은평교회에서는 중2병 같은 것은 없다. 윤 목사는 “‘중2병’ 같은 말처럼 중학생들이 힘들지 않냐고 하지만, 아이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이야기할 곳, 자신의 끼 등을 뽐낼 곳이 필요했던 것”이라며 “학생회 임원도 적극 참여한다. 어른들의 편견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했다.

목사는 그러면서 “지역 내 아이들 70% 이상이 은평교회 출신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비전을 품고 있다”며 “문턱이 낮은 교회로 많은 학생들을 품어, 그들이 자라서 이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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