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후보의 손을 들어주며 안철수 정치인은 ‘새정치’의 깃발을 내렸다. 많은 국민들, 특히 젊은이들을 그토록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새정치’의 깃발 대신 ‘정권교체’의 깃발을 든 안철수의 모습은, 그 자신이 그토록 비난했었던 구태정치의 판박이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그에게 열광했었던 젊은이들은 그가 ‘새정치’의 깃발로 몸을 감싼 채, 순교자의 길을 갈 수는 없었는지를 묻고 있다.

▨… 안철수는, 악성 바이러스를 퇴치시키는 백신을 개발해서 떼돈을 번 머리좋은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을 향한 열망의 실체를 읽어내지 못할만큼 미욱하지는 않았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입술을 앙다물며, 새정치의 깃발을 내리고 정권교체의 깃발을 들기는 들었지만, ‘영혼을 팔지는 않았다’고 첨언했다. 그를 따르던 사람들의 기대를 다 저버린 것은 결코 아니라고…

▨… 안철수, 그는 애국심 대신 대립과 모략중상, 정경유착, 당파적 이기심, 탐욕만 난무하는 우리시대의 정치현상에 절망했던 사람들에게는 ‘새정치’의 희망이었다. 그가 비록 대통령에 당선될 수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새정치’의 깃발로 자신의 몸을 감싼 채 대통령 선거전에서 장렬히 전사하였더라면 우리나라의 정치는 변화의 새싹을 조금은 움틔우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를 사랑했던 이들은, ‘그는 결코 영혼을 팔지 않았다’고 모두 머리를 끄덕였을 것이다.

▨… 현 총회장은 3수 끝에 당선되었다. 그의 집념도 집념이었지만 “낙선되더라도 나는 돈을 쓰지 않는 후보자가 되겠습니다”라는 선언으로 많은 대의원들의 가슴을 울렸었다. 두 차례의 낙선에서 그는 패배자의 아픔이 아니라 순교자적 감동의 여진을 불러 일으켰었다. 그의 이러한 이력은 많은 성결인들에게 교단의 난맥상을 타개할 적임자로서의 리더십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 그 리더십은 쾌도난마적이기보다는 두 번의 패배에서 오히려 성결교단에 희망의 싹을 틔워준, 순교자적 희생의 리더십이기를 많은 사람들은 기대하였었다. 아니, 지금도 기대하고 있다. 교단이 새로워질 수만 있다면 두 번, 세 번이라도 나는 패배할 수 있다는 희생의 리더십은 아무에게나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그와 같은 리더십은 ‘영혼을 팔지 않은 자’에게서만 가능하다. 이제 반 년, 교단의 기대는 아직까지는 푸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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