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세우는 사람들

공 집사는 주님의 교회에 헌신된 일꾼이었다. 그녀는 성실성 하나로 지탱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맡겨진 일에 열성적이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교회를 섬기려는 그녀의 에너지는 끊임없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이미 나이가 지긋하여 집안 일을 할 필요가 없었던 그녀는 자신의 모든 시간을 교회를 위해 헌신할 수 있었다.

토요일만 되면, 공 집사는 교회에 가끔씩 빠지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다음날이 주일이니 꼭 나와야 한다고 상기시켜주었다. 특별히 부인회 회원들은 빠지지 않고 방문했다. 월요일에는 주일에 빠진 신자를 찾아가 그 연유를 묻고, 갑자기 아파서 못나온 것이면 약속했던 헌금을 받아오기도 했다. 그녀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지 돌보았으며, 병이 난 사람은 특별한 보살핌의 대상이 되었다. 그녀는 주님의 마음으로 남에게 베풀어주는 사람이었다.

공 집사는 또한 주님의 교회를 무엇보다 사랑했다. 영혼을 구원하여 교회를 세우고 살리는 일이라면 작고 가녀린 노구의 몸도 사리지 않고 내놓았다. 그런 푸른 믿음과 순수한 열정은 불모지마저 살려내는 생명의 호흡이 되었다.

하루는 그녀가 읍내에서 약 17km 떨어진 시골에 친척을 만나러 갔다. 친척에게 예수의 복음을 전하다가 그곳 교회가 문을 닫았다는 말을 듣고 크게 낙심했다. 그러나 곧 그녀의 맑은 눈에는 어떤 결심이 서렸다. 이어 그녀 특유의 성실성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교회 열쇠와 빗자루를 받아든 후, 그녀는 닫힌 지 오래된 교회 안의 거미줄을 말끔히 제거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며, 바닥을 정성껏 쓸었다. 송이송이 맺힌 그녀의 땀방울로 말미암아 폐허가 되다시피했던 교회당이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어졌다. 그녀는 그 자리에 앉아 이 교회에 교인들이 모여 다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알고 지내던 기독교병원 원장을 찾아갔다. 그 기독교병원에는 병원전도대가 있었다. 병원장에게 그 마을의 사정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녀는 병원전도사를 정기적으로 그 마을에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병원장이 반문했다. “그 마을 사람들이 예수를 믿는 일에 관심이 있었다면 교회당이 문을 열고 있었을 때 이미 그리스도인들이 됐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자 그녀가 대답했다. “그들에게 전도를 하고 가르칠 사람이 없다면 그 마을 사람들은 예수를 믿지 않을 것입니다. 그 마을에 교인들이 생겨서 믿지 않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도와줄 때까지는 그곳에서 전도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면서 그녀가 재차 간청했다. “누구든지 전도사를 보내주십시오. 나는 부인회에 가서 다음 주일 아침 그 마을에 가서 전도할 지원자들을 모으겠습니다. 사람을 보내주시는 거지요? 그렇지요?"

병원장이 병원전도단에게 그 사정을 말하자, 병원의 전도사들은 그 마을에 걸어서라도 가겠다고 자원했다. 부인회 회원들도 공 집사의 권면과 간청에 여럿이 그 마을전도대에 헌신했다. 어떤 장로는 자동차로 마을전도대를 실어날랐다. 주님을 향한 사람의 푸른 믿음과 순수한 열정이 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일깨워주었던 것이다.

마을전도대는 그곳에 다시 교인들이 생겨 자체적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을 때까지 그 마을로 예배를 드리러 다녔다. 한 지역의 복음화를 위해 모두 한 마음이 되었고, 교회가 온전히 세워질 때까지 마을전도대는 처음 사랑의 마음을 끝까지 놓치 않았던 것이다.

최근 교회가 폐쇄되거나 이단 사이비 단체들의 수중으로 통째로 넘어가는 현상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그런 사태를 좌시하거나 방조하고 싶은 목회자나 성도들이 어디에 있겠는가? 부득이한 것임을 알지만, 교회를 세우기 위해 드려졌을 피눈물어린 헌신을 생각할 때, 마음이 답답하고 몹시 아려오는 것도 사실이다.

각 교회마다 보석처럼 빛나는 일꾼들이 있다. 그런 일꾼들은 혼탁함과 어려움 중에도 산소나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주님의 교회를 위한 그들의 수고와 애씀이 고통뿐인 상처로 보상되지 않았으면 한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그런 일들을 방지할 실제적인 대책들을 세우고 함께 시행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신중히 준비된 개척, 수입을 충분히 배려한 교회 건축이나 확장, 이단 사이비 단체의 교묘한 공격에 대한 재산권 공동방어 등은 매우 가치 있는 방화벽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