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은 달라도 하나님 안에 한 가족”
11년째 외국인 위한 영어예배 … 섬김·돌봄 사역으로 해마다 성장

지속적인 신앙훈련과 양육도 집중, 현지인 선교사 파송 비전도 가족의 정이 더욱 애틋해지는 추운 겨울이다. 타지에서 홀로 외롭게 생활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유난히 힘든 계절이기도 하다. 서울강동지방 서울제일교회는 올해로 11년째 외국인예배를 이끌며 마음이 허전한 외국인들을 돌보고 섬기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뜨겁게 찬양하며 은혜 나눠

주일 오후 1시 반, 서울제일교회(최봉수 목사) 교육관 지하에서는 신나는 찬양 소리가 퍼져 나왔다. 매주일 오후에 열리는 외국인예배가 40여명의 외국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었다. 참석자 대다수는 필리핀인으로, 소수이지만 스리랑카인과 이란인도 있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외국인들로 구성된 찬양단의 인도에 따라 찬양의 은혜 속으로 빠져들었다.

예배의 하이라이트는 이날 특별히 준비된 스킷 드라마. 영어와 필리핀 타갈로그어가 섞여 정확한 의미를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예수님이 어떤 것보다 소중하다”는 메시지는 충분히 와닿았다. 말씀은 필리핀인 리나 목사가 전했으며 “돈보다 물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예수님”이라며 “예수님을 바라보고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모든 예배 순서는 외국인들이 직접 담당했다.

부장 김승주 안수집사 등 한국 성도 10여명은 안내자로 참여할 뿐 찬양단부터 기도, 헌금, 설교, 스킷 드라마까지 외국인들이 순서를 맡아 자신들만의 예배를 만들고 있었다.

섬김 위해 외국인예배 시작

서울제일교회는 11년째 외국인들을 위한 영어예배를 운영 중이다. 참석자는 40~50여명 정도. 모두 외국인 근로자들로, 주로 경기도 광주, 하남, 의정부 지역에서 일하다가 예배를 위해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서울제일교회까지 찾아오고 있다. 외국인 예배는 누군가의 제안 때문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11년 전 서울제일교회 DTS팀이 해외 단기선교 후 국내에서도 외국인 섬김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진행한 전도 행사가 외국인 예배의 시작이 되었다.

처음에는 식사교제, 나들이 등의 친교 활동이 전부였지만 이후 소모임을 거쳐 지금 예배의 틀을 갖추게 됐다. 시작은 10여명이 모이는 작은 모임에 불과했고, 한명도 참석하지 못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곧 예배를 원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났고 지금은 평균 40여명이 예배드리고 있다.

예배는 영어와 타갈로그어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이신복 원로 목사의 부인 이정숙 사모 등 한국 교역자들이 영어 설교로 섬겼지만 더 활발한 소통을 위해서 지난해 8월부터 필리핀인 리나 목사(호서대 박사과정)가 설교를 담당하고 있다. 총무 배기열 안수집사는 “리나 목사님이 영어와 타갈로그어를 섞어서 설교를 전하면 마음과 마음이 잘 연결되는 것이 보이고 같은 필리핀 목사에게 의지하는 것 같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성장 핵심은 가족 같은 돌봄

서울제일교회 외국인예배의 성장에는 가족처럼 외국인들을 섬기는 서울제일교회 성도들의 돌봄과 헌신이 큰 역할을 했다. 교회 성도들이 사시사철 하루 24시간 외국인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 한국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예배 후 한국어교실과 성경공부 모임을 운영하고, 때마다 독감예방주사, 건강검진, 진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의료혜택을 제대로 못 받는 외국인들을 위해 외국인 의료보험증 만드는 일도 적극 돕고, 타지에서 쉴 공간이 없는 외국인들을 위해서는 전세방을 직접 구입, 방 보증금을 제공하기도 한다. 고향 생각이 간절해질 크리스마스, 추석, 설 명절에는 꼭 함께 시간을 갖고 선물과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성도 개개인의 헌신도 눈부시다. 총무 배기열 집사는 수도 막힘부터 방 구하는 일까지 하루 24시간을 외국인들을 섬기는데 보내고 있다.

이처럼 교회 성도들은 외국인들을 정성으로 섬기고 있다. 이들을 이방인이 아니라 한국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가족과 이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낯설고 말도 안 통하는 외국인들에게 서울제일교회의 섬김은 그야말로 예수님의 사랑과 다를 바 없으며, 이러한 돌봄과 섬김이 예배 참석인원 증가로 드러나는 것이다. 리나 목사는 “외국인들은 가족의 정이 그리운데 함께 예배드리며 같은 나라 친구들과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가족의 사랑을 대신하기에 이 예배 시간이 너무 귀하다”고 말했다.

서울제일교회 외국인예배는 앞으로 자립을 위해 양육과 리더 세우기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들이 훗날 고국으로 돌아가 현지인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또 예배도 한국인들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자립해서 이끌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배기열 집사는 “우리 교회가 외국인들에게 큰 물질적인 지원을 하지 못하지만 정말 사랑으로 이들을 돌보고 있고 이 마음이 외국인들에게 전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이 듬뿍 담긴 성도들의 섬김이 외국인들의 겨울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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