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길 목사 이끈 남서울은혜교회 20년 발자취
‘생활훈련학교’ 소개, 연해주와 장애우·선교 사역 생생

홍정길 목사가 이끈 남서울은혜교회의 20년이 ‘여기까지 왔습니다’(포이에마)라는 한권의 책에 생생하게 담겼다. 남서울은혜교회는 20여년간 남서울교회에서 사역하던 홍정길 목사가 장애우와 함께하는 교회를 목표로 설립하면서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모델교회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교회다.

이 책은 20여년간 남서울은혜교회가 걸어온 길을 편년사의 서술이 아니라 생생한 간증과 홍 목사를 비롯한 성도들의 고백, 그리고 교회 운영의 핵심 사역의 일부분인 연해주, 장애우, 생활훈련학교, 코스타, 남북나눔운동 등을 다양한 사역 간증으로 풀어내 감동을 부른다.

이야기의 첫 걸음은 설악예수마을에 짓고 있는 생명의빛교회를 가능케 한 사업가의 고백에서 시작된다. 일반인에게는 ‘기막힌 우연’이요, 믿는 사람에겐 ‘하나님의 섭리’라 고백될 이야기는 남서울은혜교회의 20년을 드러내는 한 예이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교회의 교육과 양육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생활훈련학교’다. 기존 훈련프로그램의 한계와 문제를 고민하던 홍정길 목사는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의 각 자리에 맞는 훈련’을 고민했고 생활훈련학교를 열게 된 것이다.

인생의 12단계에 맞춰 결혼예비학교, 신혼커플학교, 부부태교학교, 애착부모학교, 새세대엄마학교, 사춘기자녀부목학교, 크리스천부모학교, 청년기부모학교, 부부학교, 어머니학교, BMR(평신도후반기사역훈련), 새롬평생대학이 그것이다.

대여섯 명의 ‘좋은 엄마들의 모임’에서 시작된 생활훈련학교는 학교가 됐고 아이들, 청소년들, 청년들을 넘어 인생 후반기 의미 찾는 길로, 노년기 느긋한 시선으로 인생을 바라보며 즐기고 느끼는 교육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모든 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교육방법일 수는 없겠지만 한국교회의 한 모델로 제시되고 각 교회의 형편에 맞게 규모와 형식을 달리한다면 좋은 결실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다음 장에서 다루는 내용은 연해주에서 펼쳐진 음악사역과 농업사역, 그리고 북한으로 이어지는 사역이다. 헌신과 파송, 지원 등이 어우러진 내용은 얻어진 결실도 의미있지만 과정 속에 배어있는 진솔함과 현재 진행형의 사역, 미래 소망이 담겨있어 ‘연해주는 매우 맑음’이라는 평가에 동의케 한다.

남서울은혜교회는 무엇보다 장애우 사역에서 한국교회의 자랑이다. 교회의 시작이 여기에 있고 자체예배당을 짓지 않고 장애우학교(밀알학교)를 지어 헌납했으며, 지금도 매주일 강당 가득 의자를 펼치는 불편함을 감수하며 학교 강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또한 장애우들과 함께 예배하고 대화하고 그들과 통합의 삶을 일구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버디학교와 밀알천사, 굿윌 사역 등과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은 이미 천국을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밀알학교 설립과정의 지역주민 반대와 하나의 작품인 세라믹팔레스홀 건축 이야기는 ‘교회의 마음’, ‘그리스도인의 마음’이 어디를 향하고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고민케 한다.

유학생을 위해 시작한 코스타 사역, 선교기관을 도우며 총체적으로 지원하는 형태의 선교, 탈북청소년을 위한 여명학교 등의 사역, 그리고 홍정길 목사 목회 40년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읽을 수 있는 인터뷰까지 ‘여기까지 왔습니다’는 헌신과 은혜체험이 가득 담겨 있다.

그러나 책 제목에서 읽혀지듯 남서울은혜교회는 ‘여기’까지 온 것처럼 ‘앞으로’ 나아갈 것임을 고백하고 있다. “모든 사역 위에, 모든 시간 위에, 모든 기도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다”는 ‘은혜’의 고백처럼 하나님이 주실 은혜를 기대하며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건강한 교회상을 학습하는 교과서가 될 것”이라는 이동원 목사의 추천사에 깊이 공감한다.
<이나경/포이에마/324쪽/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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