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영성은 한국교회의 살 길’
아프칸 선교팀 피랍 사건 때 설교 등 엮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 단기선교 활동을 펼쳤던 샘물교회 선교팀이 탈레반 무장 세력에 납치됐던 지난 2007년 7월, 온 국민은 충격을 받았고 샘물교회는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아야 했다. 2명의 아까운 목숨이 희생된 충격의 40일, 이 과정 한 가운데 박은조 목사가 있었다. 최근 박 목사가 행하고 온 성도가 함께 나눴던 설교가 ‘십자가 없이 영광은 없다’(규장)에 담겨 출간됐다.

박은조 목사는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며 17년간 사역했던 서울영동교회를 떠나 분당에 샘물교회를 개척하여 2012년까지 13년간 시무했다. 박 목사가 누구보다 건강한 교회를 꿈꾸어 왔던 사람이고, 샘물교회는 한국교회의 모범적 교회의 하나였기에 ‘아프간 피랍’은 충격이었고 가슴 아픈 현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왜 하나님께서 박 목사에게, 왜 건강한 교회를 일궈나가던 샘물교회에 이런 시련을 주신 것인가 고민케 했다. 박 목사 또한 그 고민을 함께 했고 기도했으며, 고민하면서 자신이 깨달은 말씀을 선포했다. ‘십자가’. 변명이나 원망이 아닌 순전한 복음이 그의 입에서, 분당샘물교회 강단에서, 성도들 가운데 전해진 것이다.

‘영성’을 주제로 한 그의 설교는 삶의 구체적 영역에서 십자가 정신이 녹아나기를 강조하였고 그리스도인과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본받아 성육신의 영성을 가져야 함’을 역설했다. 성결, 성육신, 사회정의, 복음전도 등의 내용을 통하여 세상의 시각을 뛰어넘어 십자가를 온전히 따르는 기독교인의 올바른 삶의 자세와 영성에 관해 설명했다. 그의 설교는 샘물교회 성도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이 되었음을 주지의 사실이다.

설교 과정에서 박은조 목사는 선교팀원들이 가꿔온 소망과 인내, 신앙 자세를 소개하고 희생된 고 배형규 목사와 고 심성민 성도의 삶과 신앙도 고백한다. 또 “마음껏 슬퍼할 수조차 없이 가슴 답답한 시간을 보내야 했음”과 “하나님에 대한 원망 때문에 몸부림 친”것을 고백하면서 “하나님께서 그 고통을 통해 놀라운 열매를 맺으실 것과 우리에게 약속하신 참된 평강을 주실 것”을 담담히 고백한다.

그러면서 “나는 이 땅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이 땅에서 어떤 삶을 살다가 천국으로 간 형제들을 만날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성도들과 이를 나눈 것이다.

박은조 목사는 2012년 4월 용인 동백지역에 은혜샘물교회를 분립 개척했다. 건강한 교회와 다음세대가 주 안에서 온전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양육하기 위해 새로운 사명의 발걸음을 시작한 것. 분당 샘물교회는 떠나기 전 그는 다시 ‘십자가’를 붙들고 하나님의 자녀 됨과 그리스도의 강한 용사로, 일꾼으로,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하는 교회로 나아갈 것을 성도들에게 당부한다. 또 그는 지금 교회가 여러 아픔과 상처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 땅의 소망은 여전히 하나님의 교회임을 역설한다.

가족에게 돌아온 21명의 선교팀원들은 순교한 2명의 몫까지 살아내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모습처럼 박은조 목사도 살고 있고 살아간다는 것이 느껴진다.

<박은조/규장/295쪽/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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