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교회 당회원들은 기독교가 쇠약해져 가는 이때에 성령의 감동을 체험하고 순교영성을 배우고자 문준경 전도사님의 순교지인 증도에서 장로수련회를 갖게 되었다. 장마가 오락가락 하는 7월의 초입에 수련회 일정(7월 5일~6일)을 잡고 보니 이동스케줄이 많은 수련회를 잘 치룰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출발하는 아침에도 날씨는 먹구름으로 잔뜩 하늘을 덮고 있었다. 아침 일찍 도착하시는 장로님들이 ‘햇빛이 강한 날보다 오히려 궂은 날씨가 활동하기 좋은 날씨’라고 격려를 해 주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목적지로 향할 수 있었다.

한기채 목사님의 기도로 30명의 중앙교회 당회원 부부가 즐겁고 겸허한 마음으로 문준경 전도사님의 순교지인 증도를 향해 출발했다.

목적지를 향하던 중 담양의 ‘가사문학관’을 찾아 의리와 명분을 중시하던 조선시대의 사림(士林)들이 불합리하고 모순된 정치현실을 피해 호남지역에 누정을 건립하고 인재양성은 물론 시단(詩壇)의 결성과 시회(詩會)를 통하여 시문학의 전통을 계승한 문학 산실의 자취들을 음미해 보았다.

이어서 조선중기에 조성된 대표적 민간 별서정원으로 사림문화를 이끈 인물들의 교류처인 ‘소쇄원(瀟灑園)’을 둘러보고 옛 정원의 모습과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건축양식과 선비들이 선호했던 주택의 정원 형태들을 둘러보았다. 서울에서 출발이 30분 늦었지만 참여하신 분들이 협조를 잘해 주셔서 계획된 일정을 다 소화하면서도 오히려 30분 일찍 증동리교회에 도착했다.

증동리교회는 문준경 전도사님께서 신학교를 마치고 도서벽지의 복음화 활동을 시작해서 두 번째로 개척한 교회다. 문 전도사님이 증도에서 목회 활동을 하던 곳으로 전도사님의 발자취를 담고자 도착예배 순서지로 정했다. 이번 수련회는 문준경 전도사님께서 생전에 많이 부르셨다는 찬양을 예배순서에 넣어 그 시대의 감동을 불러 모으려고 노력했다. 또 문 전도사님께서 가시는 곳 마다 부르셨다는 ‘허사가’를 찬양하며 그 분의 전도열정을 되새겼다.

‘순교자의 영성’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한기채 목사님은 “문준경 전도사님의 피가 한국교회를 재 부흥 시키는 열매가 될 것”이라며 “나와 우리를 대신해서 희생의 대속물로 사역을 감당한 문준경 전도사님의 신앙을 닮아 가자”고 선포하셨다.

증동리교회 김상원 목사님은 교회의 현황을 설명하고 “문준경 전도사님의 순교 현장을 목격한 백정희 전도사님이 살아오면서 후진들을 위했던 헌신적 삶의 가치도 사료화(史料化) 되어야 하며 순교자적 신앙전통의 보존 및 승계를 위해 교단적인 차원에서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개회예배 후 문 전도사님의 헌신적 삶과 위대한 신앙을 기리며 5월에 개관한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으로 자리를 옮겨 문 전도사님의 선교활동과 일대기에 대한 영상과 유품 등을 관람했으며 중앙교회가 준비한 피아노 증정식도 가졌다.

순교기념관 관람 후 문준경 전도사님의 순교지 현장을 방문하여 이성봉 목사님께서 지으시고 문 전도사님께서 생전에 부르시던 ‘인생 모경가’를 합창했다. 또 문 전도사님의 가르침을 받았던 당시 주일학교 학생 김성환 목사님으로부터 문 전도사님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문 전도사님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는 성경 말씀대로의 삶을 실천하고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다가 거룩한 순교의 길을 가셨다.

문 전도사님의 헌신으로 증도라는 작은 섬에는 현재 목사 111명, 전도사 12명, 장로 78명 등 총 239명의 사역자를 배출했으며 주민 2000여명 중 기독교 신자율이 90%를 기록하고 있을만큼 문 전도사님의 헌신과 순교로 거둔 열매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를 위해 문 전도사님은 신안군 14개 읍면을 밤낮 가리지 않고 다니시면서 1년에 고무신 아홉 켤레가 닳아 바꿔 신어야 했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서 중앙교회 당회원들은 문준경 전도사의 섬김의 사랑, 희생으로 우러나는 사랑, 나보다 남을 더 귀하게 여기는 존중의 사랑을 배우고 성령의 능력과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순교신앙을 가슴 깊이 담아올 수 있었음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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