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성도 땀이 어우러진 '예술품' … 서정적 자연미 돋보여

아름다운교회 2- 학봉교회

자연과 성도 땀이 어우러진 '예술품' / ‘새끼 품는 학’을 형상화 … 서정적 자연미 돋보여

충남 계룡산의 동학사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교회가 서 있다. 바로 한국 건축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학봉교회다.
고풍스러운 산을 병풍삼아 오롯이 서 있는 학봉교회는 마치 학(鶴)이 산세 좋은 곳에 내려와 날개를 접고 한가로이 서 있는 듯한 모습으로 산을 오르는 등산객의 발길도 머물게 한다.  성도들이 일일이 돌을 주어다 쌓은 돌담교회, 학봉교회는 자연의 정취와 인간의 정성이 빚은 예술품으로 마음의 평안과 목가적인 정취를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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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봉교회는 새끼 품는 학의 모습으로 계룡산 초입에 우뚝 서있다.
목가적 자연정취 살린 돌벽교회

학봉교회(윤석구 목사)는 교회 외벽과 계단까지 모두 자연석으로 마감한 예배당이 자연과 어우러진 목가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다. 자연석으로 쌓아올린 예배당 외벽과 계단은 자연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하고, 뾰족한 삼각형의 지붕은 ‘새끼를 품는 어미새-학’의 날개를 형상화 한 모습으로 감동을 준다. ‘학’의 날개를 표현하느라 건축당시에는 지붕을 하얀 타일로 마감했으나 세월이 지나자 관리가 어려워 현재는 동판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미관상으로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것이 성도들의 설명이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색감이 연출되고 있다는 느낌도 있다. 외벽과 마찬가지로 모두 자연석으로 쌓아 올린 종탑의 탑신과 본당의 측면벽과 창, 화단으로 둘러싸인 공간은 자연건축 재료들의 질감과 전원 풍경과 아늑하고 서정적인 정경을 그린다. 특히 성전 앞의 종탑을 중심으로 한 넓은 반원형의 테라스는 예배 후 교인들의 만남의 장으로 활용하기 안성맞춤이다.

▲ 학봉교회의 내부 모습
실용성을 높인 교회내부

예배당은 50평의 규모지만 내부 설계에 대각선축을 주축으로 사용해 공간의 분위기가 실면적에 비해 크게 느껴지도록 했다. 외부에 넓은 테라스에 사용된 바닥재를 내부에도 연속해서 사용해 일치감이 조성되어 있고 벽의 마감재도 자연석을 사용하여 전체적인 통일감을 갖도록 했다. 입구를 장식한 아치형의 문은 교회 전체에 경쾌함을 더해주고 내부벽면 위쪽을 목재를 사용해 횡으로 마감, 실내에서도 상승감의 효과를 내고 있다.

한국식 창문은 벽면 자연석과 어우러져 미묘한 토속적인 기분을 갖게 하고, 내부 경사면의 하부에서 외부로 뚫린 3개의 원뿔형 창문은 빛 밝기를 낮춰 부드러운 조명의 효과와 밖의 자연이 항상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경사진 벽에 사선으로 장식된 목재는 벽의 보온과 방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의도로 시공되었다. 그러나 방음효과는 있지만 돌벽과 바닥이 데우거나 식힐 만큼 냉온열기를 사용하기 힘든터라 여름에는 돌이 데워져 더위가 오래가고, 겨울에는 그만큼 한기가 오래가 냉난방이 잘 되지 않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자연석 쌓기 마감벽은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성가대와 설교자의 음성을 예배당 중앙으로 집중시키는 음향적 효과를 갖고 있다.

돌줍기 10년, 층층이 쌓아올린 교회당

학봉교회 예배당은 고 장지호 목사가 담임이던 1984년 건축을 시작했다. 당시 설계를 맡은 건축가 김기석 씨는 학봉리의 이름과 연결해 예배당의 형태를 ‘새끼를 품고 있는 어미새’를 연상하도록 구성하였고, 이곳이 돌이 많다하여 ‘석봉리‘라고도 불려지는 것에 착안해 외벽을 돌로 하는 독특한 교회의 설계를 제안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학봉교회 성도들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성도들은 교회에 쌓아올릴 돌을 채집하기 시작했다. 성도들마다 매일 돌을 옮기느라 하루에도 서너번씩은 교회를 찾았고, 주일 예배가 끝나면 모두 함께 냇가로 가서 함께 돌을 주웠다고 한다. 그러나 1990년이 되면서 계룡산 국립공원 지역 내에서는 더 이상 돌을 주울 수가 없게 되자 규제가 없는 곳으로 멀리 나가 돌을 주워야 했지만 성도들은 돌을 줍고, 씻고, 고르는 일은 10년여 동안 계속했다.

학봉교회 전체를 둘러싼 그 수많은 돌을 모두 성도들이 채집한 것이라니 그들의 열심히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만 하다. 지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명물로 자리매김한 학봉교회는 16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베인 성도들의 눈물과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학봉교회의 아름다운 정원은 계룡산을 뒤로 품고 있어 등산객들이 들러 쉼을 얻고 간다.
학봉교회는 자연과 잘 어울어지면서도 예배당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성공적인 건축물로, 교회공동체가 합심하여 이뤄낸 기적과도 같은 이야기를 품은 유명한 교회가 됐다. 충청지역 우수 건축물로도 이름을 올렸으며, 하루가 멀다하고 전국 대학 설계학과에서 탐방, 결혼식 문의 등이 끊임없이 이어질 정도다.

하지만 가장 의미있는 것은 성도 30명이었던 작은 시골교회가 힘겹게 예배당을 건축하고 지금은 100여명이 출석하는 자립교회, 이웃교회를 돕는 선교하는 교회로 당당히 성장했다는 점이다. 학봉교회가 멀리서 바라만 봐도 마음의 평안을 찾게 하는 아름다운 시골교회의 역할을 오랫동안 이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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