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헌금 감소 추세...긴축예산 등 재정난
작은교회 지원 줄듯..선교위축도 우려돼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교회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계속되는 경제위기로 성도들의 헌금이 줄어들어 교회도 재정난에 휘청거리고 있다. 몇 달째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상당수 교회가 재정적자를 기록했으며, 선교비와 목회자 사례비를 줄이는 교회들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당수 교회가 연초 세운 목표에 비해 10~20% 수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본 교단의 대표적 교회들도 올해 처음으로 목표하는 수입에 도달하지 못했다. 매년 10% 이상 재정이 늘어났지만 경제위기도 헌금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또 영남의 중견교회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 교회가 내년도 예산을 동결하고 있다. 당장 목회자 사례비 등 인건비를 줄이는 교회가 많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충청도의 한 교회는 교역자 1명을 감원했으며, 특수 선교비를 줄이고 있다.

이러한 경제난은 작은교회로 갈수록 더 심각한 양상이다. 재정적 기반이 약한 중소형교회는 헌금 등 수입이 줄어든 반면 월세나 금융이자 등 지출은 더 늘어나 재정악화가 심해진 것이다. 경기도 구리의 한 교회는 2∼3개월 전부터 감사헌금 선교헌금 등 목적헌금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부천의 한 교회도 올해 15%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해결방법이 없어 그대로 이월하기로 했다. 특히 교단 내 작은 교회 900개 교회 중 약 650여 교회가 총회비를 납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선교비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개척교회 등 작은교회의 존립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교회는 월세와 난방비가 밀려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유가가 오르고 개척 당시 금융권에서 빌린 이자에 대한 부담감으로 존폐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교회도 하반기부터 선교비가 제때 들어오지 않고 있어 이대로 선교비가 줄어든다면 월세를 부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경제위기가 선교사역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어려움으로 인해 총회의 해외선교비도 예년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위기와 환율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은 해외선교위원회는 서남아시아선교 전략회의를 개최않기로 하는 등 해외선교의 비용을 줄이고 있다. 선교사들에게 보내는 선교비도 가능한 늦게 송금하거나 높은 환율을 피하고 있지만 같은 액수의 달러를 보내도 약 50%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욱이 교회에서 당초 약속한 선교비도 제때 들어오지 않고 있어 선교사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교회들의 이러한 재정적 어려움은 선교비 뿐만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향한 사랑의 주머니도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어려운 재정 가운데서도 선교비를 우선 지출하고 사랑의 급식, 노인대학, 구제단체의 선교비가 줄어들고 있는 것.

또 이번 금융위기 여파로 교단내 각 기관의 기금운용도 타격을 입고 있다. 교역자공제회는 그동안 펀드운용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었고, 이로 인해 판교 상업부지에 공제회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향후 기금운용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또한 총회의 일부 위원회의 기금과 서울신대 법인의 기금 일부도 펀드에 가입돼 있어 다소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본부의 직원들도 퇴직금을 퇴직연금펀드에 가입해 10~15%의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는 수적인 정체와 대외신뢰도 하락에 고민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또 하나의 짐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기회에 교회의 재정시스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며, 효율적인 재정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교회의 긴축재정과 안정된 금융권에서 재정을 관리할 것을 충고하고 있다.

그러나 교단 내부에서는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수많은 위기에서도 한국교회가 위기탈출에 앞장서온 것처럼 이번 경제위기를 한국교회의 저력과 역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