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일~28일 템파성결교회에서 열린 중부지방회에 참석했다.플로리다 템파라는 도시에 처음 여행이라 뭘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입던 옷 중에 얇은 옷을 주섬주섬 싸가지고 갔다. 그랬더니 온도가 매일 섭씨 25도가 넘는 날씨가 3일간 이어져 한 겨울에 여간 고생이 아니었다.

겨울옷을 입으려니 땀이 비 오듯 하였고 달리 방법이 없어서 얇은 반팔 티셔츠 한 벌로 4일간을 버틸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선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겨울옷이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것에 지나지 않았다. 옮길 때마다 외투는 나를 성가시게 하였고 옷이 아니라 짐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다시 지방회를 마치고 시카고로 오니 그 거추장스럽던 옷들이 아주 유용하게 내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 주고 있었다. 오히려 템파에 입고 간 비교적 얇은 겨울옷은 오히려 내 몸을 보온하기엔 무리가 있는 옷이었고 더 두꺼운 옷이 필요할 정도였다. 아마도 사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어느 곳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지만 다른 곳에선 거추장스런 존재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 봤다. 

오늘 우리 사회는 너무나 계산적이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사람과 필요에 의해 관계를 유지한다. 그 대상자가 유용가치가 없어지면 단호하게 외면하는, 매정하고 무심한 사회로 변모되어 가고 있다. 마치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내듯이 자신에게 유익을 주지 못하면 가차 없이 폐기처분 하려는 무정한 사회가 되어 간다. 이러한 시대 풍조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 할 삶의 태도는 단연 필요에 의한 관계를 지양하고 필요를 충족하게 하는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필요에 의한 관계가 나 중심적인 이기적인 출발이라면 필요를 충족케 하는 관계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웃을 섬기는 이타적인 삶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렇게 이웃의 필요를 충족케 하려는 삶의 모델을 자신들도 가난 속에서 살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웠던 예루살렘의 교우들을 도왔던 마게도냐 교우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형제들아 하나님께서 마게도냐 교회들에게 주신 은혜를 우리가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환난의 많은 시련 가운데서 저희 넘치는 기쁨과 극한 가난이 저희로 풍성한 연보를 넘치도록 하게 하였느니라(고린도후서 8:1-2).”

그렇다면 마게도냐 교우들이 이웃의 필요를 충족케 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 바로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복되다(행 20:35)는 주님의 말씀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다. 바라기는 새해에는 더욱 주는 자의 복과 기쁨을 체험하여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에 쓰임 받는 우리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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