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환·현수막·손님 없는 ‘3無’ 은퇴식
낮아져서 더 아름다운 뒷모습 남겨

“축복합니다, 축복합니다, 축복합니다. 모든 영광 하나님께 돌립시다.”

박대훈 목사(청주 서문교회·사진 왼쪽)가 지난 9월 10일 정년퇴임했다. 박 목사의 정년퇴임예배는 하나님께만 올려드리는 영광과 감사로 가득했다. 박 목사는 현역 마지막 설교를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자”는 간곡한 권고로 마쳤다. ‘예수님 때문에’란 제목의 설교에 “44년간의 목회 사역이 ‘예수님 때문에’ 가치 있었고 행복했다”는 박 목사의 절절한 고백이 가득했다.   

이날 예배 순서는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외부 손님의 흔한 축사 하나 없었다. 박대훈 목사는 “목회는 내가 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부족한 나를 세워서 하신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영광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목회 사역의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만 올려드리고자 하는 박대훈 목사의 진심은 ‘3무’ 정년퇴임예배에서 드러났다. 외부 손님 뿐 아니라 꽃다발과 화환, 현수막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 당회에서는 박 목사의 퇴임예배를 위해 3,000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었다. 24년간 교회를 크게 부흥시키고 선교 중심으로 탄탄히 세운 박 목사의 공로를 높이 인정하고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박 목사가 한사코 거절했다. 그 예산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박대훈 목사는 원로목사 추대식도 따로 열지 않기로 했다. 차후에 담임목사 취임식 때 원로목사 추대패만 받기로 했다.

이렇게 화환, 현수막, 손님이 없는 대신, 예배에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전 성도가 본당에 모여 한 마음으로 박 목사의 퇴임을 아쉬워했다. 박 목사는 본당을 가득 메운 성도들을 향해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에서 예수님을 만나십시오”, “교회의 사명인 예수 전하는 것에 힘을 다하십시오”, “예수님만 바라보며 교회에 충성 다하고 형제를 사랑하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목사의 뜨거운 설교에 장년 성도들은 물론, 어린아이들도 목소리 높여 “아멘”을 외쳤다.

박대훈 목사는 1993년 서문교회에 11대 담임목사로 부임해 24년간 변함없는 헌신으로 목회했다. 또 서울신학대학교 이사, 전국 시도 경목실장회 회장, 총회 국내선교위원장과 북한선교위원장, 총회 고시위원, 총회 선교부장 등으로 교단과 한국교회를 섬겨왔다.

박대훈 목사는 앞으로 자비량으로 해외 선교지를 방문해 선교사들을 격려하며 목회 노하우를 나누고, 병마로 고통 받는 환우들을 돌보는 충북병원선교회 활동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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