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스쿨 교목 감축 1순위 … 종교교육도 제한, 다른 수업으로 대체
미션스쿨도 예배·기도 등 종교활동 제약
학생들 안수기도하다 성추행 시비 일기도

학생인권조례,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 등으로 학원선교가 점점 위축되는 시점에서 복음의 최전선에 일하는 교목들도 위기를 맞고 있다. ‘교목’의 영적 권위가 과거보다 약화되면서 스스로의 역할을 고민하는 교목이 늘고 있다. 학교를 목회지, 사역지 삼아 일해 온 교목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교목의 권위 어디에
“서울시내 개신교재단 여중의 교목(학교 교내 목사) A씨가 여학생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언론에 보도된 기사 내용의 일부다. 이 보도가 나간 후 이 언론사는 해당 교목의 항의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라 곧이어 반론보도를 실었다.

경찰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성추행 혐의가 언론에 알려지면서 학교는 A씨를 직위해제했다. 장장 5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A씨는 성추행 혐의를 벗었지만 해당 학교는 A씨를 복직시키지 않고 오히려 학교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 사건은 교목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음을 시사하는 단적인 예다. 과거 학생들에게 존경 받고 영적인 상담자 역할을 했던 교목에 대한 인식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

사건의 진위여부를 떠나 학생 혹은 ‘성추행’으로 학부모가 고발하거나 언론에 보도라도 되면 해당 교목은 “성추행이 아니다”는 항변을 해도 소용이 없게 된다는 것.

대성고 교목 원광호 목사는 “이런 문제 때문에 일부 여학교나 남여공학의 경우 남자가 교목인 경우, 기간제 교사로 여성 목사를 두기도 하지만 재정 문제로 극히 소수의 학교만 그렇다”고 말했다.   

손발 묶인 학원선교
교목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이뿐만 아니다. 근본적으로 공식적으로 교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교목’이란 명칭은 학교 내에서 예우를 위한 명칭일 뿐 실제 서류상에는 ‘종교교사’로 등록되어 있다. 제도상 교육청에 교사로 등록되기 때문에 영적인 권위나 역할에서 입지가 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학생수가 줄어 반 운영을 축소할 경우, 교사도 줄여야 하는데 감축 1순위가 교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문제는 미션스쿨의 종교교육에 대한 제한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1주일에 한 번 드리는 채플도 학생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수업으로 대체해야 한다. 종교과목을 개설하는 것도, 학생들에게 직접 전도하는 행위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교단과 교회의 관심 부족도 교목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미션스쿨이 과거처럼 자유롭게 선교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목회자들이 많아 학원선교는 해당 학교의 책임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미션스쿨 H여고의 한 교목은 “종교활동을 위해 학교 재정 사용이 원칙적으로 안 되기 때문에 큰 규모의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고, 강사 목사님 사례비 지출도 제한되어 있어 지역교회의 협조와 후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학교 재정이 넉넉해도 특정종교 활동에는 재정을 못 쓰도록 막아 놓았기 때문이다.

대성고 교목 원광호 목사는 “미션스쿨의 현 실태를 개 교회 목사님들이 아직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청소년 전도의 마지막 보루인 학원선교가 무너지지 않도록 교단과 교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