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터의 종교개혁은 당시 교회와 사회는 물론 오늘날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500년 전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이 잘 계승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긍정할 수 없는 일들이 성결교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오늘날 성결교회의 타락과 성결인의 부패를 아프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통회 자복하며 성결교회의 개혁과제를 95개 조항에 담아 ‘다시 성결한 교회로! 다시 성결한 사람으로!’ 돌아가기를 촉구한다.”

▨… 이글은 지난 10월 25일의 ‘2017 성결교회 부흥콘퍼런스’에서 발표된 성결교회 95개조 개혁안의 서문에 담겨있는 내용이다.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우리 성결교회도 새로워져야만 한다는 95개조의 결의를 총회장과 500주년위원회 실행위원장, 개혁안제정분과위원장 명의로 공표한 것이다. 기독교계나 사회를 향하여 교단의 결의를 밝히는 일이 드물었던 우리 교단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이번 성결교회 95개조 개혁안 공표는 거의 파격적이다.

▨… 그 파격적 수준을 의식해서일까? 그 95개조 개혁안에 담긴 내용이나 표현도 어떤 부분에서는 성결교회의 일반적 모습 이상이다. 곧 ‘성결교회의 타락’, ‘성결교회의 부패’라는 용어에 대한 성결인들의 거부감에 과감히 맞서서 회개를 촉구하는 모습이나, 교인들의 성결한 삶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여 성결교회의 존재 이유를 영혼구원에만 국한시키지 않으려는 시도는 이것이 성결교회의 모습일까 싶을만큼 신선하다.

▨… 그러나 ‘성결교회 95개조 개혁안’의 내용이 얼마나 파격적인가 또는 신선한가에서 신앙의 의미가 살아나고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그 내용이 성결교회로서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할만큼 신선하고 파격적인 것이라고 할지라도 성결인 목회자 대부분이 그것을 실천할 의지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성결교회 95개조 개혁안은 결코 성결교회를 살리는 길이 될 수 없다. 그때는 95개조 개혁안 발표 자체가 다른 목적을 감추고 있는 한낱 퍼포먼스로 전락해 버리지 않겠는가.

▨… 95개조 개혁안은 누가 대못을 박느냐 보다는 어떻게 실천하는냐가 중요한 문제이다. 인조반정 공신이었던 홍서봉의 어머니는 모처럼 사온 고기가 상한 것을 보고 자신의 패물을 팔아 그 남은 고기를 모두 사오게 해서 담 밑에 묻었다. 우리에게 못 먹는 고기를 사는 마음을 살피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95개조 개혁안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누가 먼저 자신의 희생을 감수할 것인지 성결인들은 이제부터 눈을 부릅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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