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 모든 것을 묻고 사랑을 피워내는 선교사의 감동 스토리
파킨슨병 앓고 자녀 선교지서 잃은 캄보디아 임만호 선교사

영화 ‘아이엠호프맨’의 배경은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의 언동마을이다. 하루 온종일 쓰레기더미에서 넝마를 주워도 한 달에 30달러를 겨우 버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임만호 선교사는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힘든 이들에게 사랑과 교육의 가치를 가르치기 위해 이 곳에 ‘호프스쿨’을 세웠다.

영화에는 임 선교사가 유치원으로 시작한 호프스쿨을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증축해 확장하기까지의 8년 세월이 충실히 담겨있다. EBS 다큐프라임 ‘황하문명’ 등 20년 간 작품성 높은 다큐멘터리를 찍어온 나현태 감독이 2008년부터 임만호 선교사의 선교 활동을 진솔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하루종일 학생들과 함께하는 임만호 선교사는 온몸이 서서히 굳어가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약기운 때문에 시도때도 없이 쏟아지는 잠을 이기기 어렵지만 임 선교사는 “호프스쿨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나에게는 가장 좋은 약”이라고 말한다.

파킨슨병만 해도 한 사람이 이겨내기 어려운 시련이건만 임 선교사는 더 큰 시련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다. 큰아들 임요한 군을 학교 근처에서 교통사고로 잃은 것이다. 슬픔으로 혼절할 지경이었지만, 그래도 임만호 선교사는 꿋꿋이 호프스쿨을 지켰다. 어렸을 적 가난 때문에 제대로 공부하지 못해 하나님께 ‘학교만 보내주신다면 나와 같은 아이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겠다’고 서원한 그이기 때문이다. 

비록 호프스쿨의 학생 중 어떤 아이는 다시 넝마주이로 돌아갔고, 또 어떤 아이는 당장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학업을 그만두고 유흥업소에 발을 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의 이름처럼 희망은 10년 동안 꾸준히 자라났다. 작년 17명의 호프스쿨 고등학교 졸업생 중 12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공부를 그만두고 유흥업소에서 일해야 했던 한 어린 엄마는 아들을 들쳐 업고 학교를 다시 찾았다. 자신은 공부를 마치지 못했지만 아들만큼은 반드시 끝까지 공부를 시키겠다는 다짐과 함께.

영화는 이 모든 이들의 꿈과 희망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날 것이라는 암시로 끝맺는다.

임만호 선교사는 영화 말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을 향해 자신이 입고 있는 캄보디아 전통의상을 가리키며 말한다.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아들의 장례식 때에도 입었던 옷입니다. 가장 슬펐던 그날 캄보디아를 잊지 않기 위해 이 옷을 골라 입었습니다. 나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영화는 11월 16일 필름포럼과 서울 노원 롯데시네마에서 개봉한다. 2017서울국제사랑영화제 상영작이다. 내레이션으로 전 축구 국가대표 이영표 씨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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