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가좌동 취약 계층 60가구 초청 20만 원 지원
보육원 아이들 지원도 계획
“겨울 나려고 쌀부터 샀어요. 너무 감사해 눈물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11월 25일 오전 10시쯤 이마트 서울 수색점. 이른 시각인데도 매장 안은 손님들로 붐볐다. 어린 아이부터 70∼80대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즐겁게 쇼핑카트를 끌고 물건을 고르고 담기에 분주했다.

이들은 서울서지방 증가교회(백운주 목사)가 특별한 사랑을 전하기 위해 초청한 북가좌 1, 2동 내 한부모 가정, 홀몸노인, 장애인 및 다문화 가정 등 취약계층의 주민들이다. 교회는 지역 내 60가구를 대형 마트로 초청해 한 가구당 20만 원 한도 안에서 사고 싶은 물건을 직접 살 수 있도록 배려했다. 겨울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사랑의 장보기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주로 가족 단위로 장을 본 주민들은 다양한 물건을 카트에 담았다. 주부 이수연 씨는 김장을 위해 배추와 무, 파 등을 잔뜩 실었다. 이 씨는 “주말에 김장을 하려고 했는데, 마침 잘 됐다”면서 “증가교회 덕분에 내년 여름까지 먹을 수 있는 충분한 김장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추위 탓인지 겨울옷을 사는 사람도 많았다. 자녀들의 겨울옷만 주로 구입한 장지민 씨는 “일부러 쇼핑하는 날을 기다렸다가 아들의 겨울옷을 장만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그런가하면 쌀만 구입한 주민도 있었다. 남편과 둘이서 산다는 신영호 할머니는 “겨울이 왔는데 쌀이 떨어져서 오자마자 쌀 세 포대를 샀다”면서 “(교회에)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번 쇼핑에서 가장 즐거운 이들은 역시 아이들이었다. 자녀들과 함께 쇼핑 온 가정은 주로 한부모 가정이 많았다. 아이 셋을 홀로 키우는 정송희 씨는 자녀들을 위한 의자 2개를 쇼핑카트에 싣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캄보디아 출신 게이디라 씨도 어린 딸과 함께 모처럼 즐거운 쇼핑을 즐겼다. 김건 씨도 아이 셋과 함께 장난감, 과자, 책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만 골라 담았다.      

이번 장보기에서 가장 신이 난 사람은 ‘드론’을 구입한 신동운 군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신 군은 “드론을 사는 게 소원이었는데, 오늘 증가교회가 내 소원을 풀어주었다. 정말 행복하다”면서 담당 목사에게 달려와 안기고 “교회에 꼭 나가겠다”며 인증샷까지 찍었다.

증가교회와 마트 측은 이들을 위한 전용 계산대도 마련했다. 또 포장에 배달까지 쇼핑의 모든 편의를 제공했다.

해마다 소외된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 온 증가교회는 지난 10월 20~21일 이웃돕기 바자회를 열어 이번 행사의 기금을 마련했다. 백운주 목사는 “그동안에는 주민센터를 통해 후원금을 드렸는데, 그냥 돈으로 주기보다 가족과함께 쇼핑도 하고, 필요한 물품도 직접 고를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증가교회는 성탄절을 앞두고  은평지역에 있는 보육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쇼핑 데이’를 열고 특별한 선물을 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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