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사악함을 말해주는 일화 하나. 스탈린 집권 초였다. 스탈린은 새로 승진한 육군 원수 그리고리 쿨릭(Grigory Kulik)을 초대하여 성대한 파티를 열어주었다. 바로 그 파티가 열리고 있는 집 지하에는 여덟 살 난 딸의 어머니이자 쿨릭의 아내인 미모의 백작부인 키라(Kira Simonich)가 치과 가는 길에서 잡혀와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한 달 후 키라는 총살되었고 10년 후엔 쿨릭도 사형되었다.

▨… 공학박사이면서도 심리학을 준거 기준으로 삼아 인간의 사악한 행동 곧 기만적이고 조작적이며 가학적이기까지 한 인간의 모습에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 댄 바버라 오클리(Barbara Oakley)는 인간이라면 모두가 섬뜩해 할 수밖에 없는 한 마디를 거침없이 내뱉는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정수(精髓)가 되는 거고 다른 하나는 인간쓰레기가 되는 것이다.”(‘나쁜 유전자’)

▨… ‘최고의 자리’가 아니고 그저 그렇고 그런 자리임에도 그 자리를 얻기 위해서 인간쓰레기로 전락하기를 마다 않는 사람들을 우리나라의 정치판은 아무런 여과장치도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그 현상에 식상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정치의 뒷전으로 물러나 관전만 하는 ‘청중 민주주의’(audience democracy) 연출의 일원이 되고 있다. 스탈린의 사악함도 관전만 하려는 무관심자들 때문에 통할 수 있었음은 외면한 채로….

▨… 우리 성결교회는 지난 10월 25일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성결교회 95개조 개혁안을 발표했다. 우리 성결교회를 개혁하는데 95개조씩이나 되는 개혁안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은 곁다리들의 입방아로 치부하더라도 작금의 재판위원회 소동을 보는 성결인들은 성결교회 95개조 개혁안이 한 순간에 쓰레기로 변하는 현상 앞에서 할 말을 잃는다. 그래도 아직은 우리 성결교회가 쓰레기로 전락하지는 않았으니 다행 아니냐고 자위하면서.

▨… 우리 성결교회가 교회다운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의 정수가 되어야 한다. 쓰레기 교회가 되어 하나님의 교회 자리를 넘본다면 성결교회 95개조 개혁안이 아니라 “인자가 온 것은…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이니라”(마20:28)는 우리 주님의 말씀이 다르게 쓰여져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우리 성결교회 지도자들이 입만 열면 성결을 부르짖는데도 지방회나 재판위원회가 꼭 필요한 것인가를 묻는다면, 바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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