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동안 성가대 지휘 헌신
하나님만 바라보며 지휘자 외길 걸어
"부족한 사람 쓰시는 하나님께 감사"

장민숙 권사(강남교회·사진)는 매주 수요일 아침 9시 반이면 어김없이 교회에 출석도장을 찍는다. 11시에 시작하는 수요예배 성가대 연습이 10시에 시작하는데, 그보다 30분 일찍 나와 기도하며 준비하는 것이다.

장 권사의 수요예배 지휘는 31년째 이어지고 있다. 가족이 아플 때 등 중요한 집안일이 있을 때는 빠지기도 했지만 31년 동안 몇 번도 되지 않는다.

“주변 환경 돌아보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한 주 한 주 섬겨온 것이 어느새 31년째가 되었네요. 정식으로 지휘를 배우지 않은 작은 저를 들어 쓰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교회 초창기부터 주일예배 찬양지휘자는 많았지만 수요예배 성가대 지휘자는 오래 섬기는 이가 없었다. 그동안 성가대원 장민숙 권사의 찬양 사랑하는 마음과 섬김을 눈여겨보던 당시 담임이었던 고 송기식 목사가 장 권사를 수요예배 지휘자로 세웠다. 장민숙 권사는 지휘를 배운 적은 없지만, 시간 날 때마다 기본적인 것부터 지휘를 조금씩 배웠다. “부족한 사람이 성가대 지휘자로 서려니까 얼마나 떨리던지요. 자격 없다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가까운 동역자들의 격려에 힘입어 매주 청심환을 먹고 매순간 기도하면서 지휘했어요.”

일단 지휘를 맡고나자 장 권사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섬겼다. 지금도 예배 때 부를 성가곡은 한 달 앞서 정한다. 설교 본문에 메시지를 맞추는 것은 물론, 성탄절, 추수감사절, 부활절 등의 절기 때는 또 어울리는 성가곡을 선곡한다. 몇 주 전부터 대원들에게 이런 찬양을 부를 거라는 소개도 하고 곡 설명도 하며 전체 대원들의 곡 이해도를 끌어올린다. 장 권사의 노력 덕분에 회중석에서 듣는 성도들도 수요성가대에 대한 호응이 좋다고 한다. 수요성가대의 실력도 점차 늘어 교회에 행사가 있을 때 초청받아 특별찬양을 부른 적도 많다.

비전공 지휘자로서 속상한 일도 가끔은 있다. ‘제대로 배우지 않은 사람이 지휘한다’는 수군거림이 들릴 때다. “인간인지라 당연히 속상하죠. 하지만 하나님이 허락하신 동역자들의 위로에 상한 마음도 금세 사그라드니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부족한 저를 하나님이 세워줬는데 유종의 미를 거두지 않고 저 혼자 힘들다고 그만둘 수 없는 일이죠.”

장민숙 권사는 30년 넘게 지휘할 수 있었던 비결로 섬기는 동안 받았던 은혜를 꼽았다. 하나님이 ‘기도 응답’이라는 선물을 주셨다는 것이다. 장 권사는 지휘자로 섬기는 동안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바랐던 것들이 어느 새인가 이루어져 있는 체험을 많이 했다. 지휘하는 자로서 찬양을 가까이 하고 말씀 묵상을 꾸준히 해서 그런 복이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고백했다.

장 권사에게 ‘언제까지 지휘자로 섬길 것인지’를 묻자 갑자기 얼굴이 어두워졌다. 사실 10년 전 65세 때부터 후임자를 물색했는데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끈기 있게 섬길 후임자가 나타나면 기쁜 마음으로 물려주고 싶은데 그렇게 헌신할 젊은이가 많이 없어 아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장 권사는 마지막으로 바람을 전했다. “한 우물 파는 봉사의 자리에 있으면 틀림없이 어떤 모양새로든 하나님의 축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봉사의 자리에 더 많은 분들이 나아와서 ‘섬김의 참맛’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