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성찬의 예전 균형 회복해야”

교회 갱신을 위한 예배 콜로키움 두 번째 모임이 지난 12월 28일 서울 성수동 성락교회(지형은 목사)에서 열렸다.

이날 콜로키움에서는 예배 신학적 관점에서 한국교회의 예배를 진단하고 성서적이면서 현대적인 모습의 예배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심도 있는 발제와 논의가 펼쳐졌다.

‘현장 교회의 갱신을 위한 예배 신학’이란 제목으로 발제한 박종환 교수(실천신대 예배학)는 “한국교회가 말씀을 중시하는 개혁주의 정신에 충실한 탓에 설교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예배 형태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예배가 설교 중심이 되면서 교인들은 설교를 통해 재정과 인간관계, 자녀교육 등 다양한 삶의 문제를 해결 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고 응당 그래야 한다고 여기게 됐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기독교 예배는 초기부터 말씀의 예전과 성찬의 예전이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며 한국교회가 성찬을 말씀과 예전의 균형을 이루고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성찬을 드릴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한국교회의 예배가 지나치게 획일화, 대중화 되면서 다양성과 예술성, 창조성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북미의 예배는 찬양과 설교로 구성된 단순한 예배 형식을 넘어서는 보다 다감각적인 예배를 추구하는데 대표적 예로 박 교수는 ‘이머징 워십’을 소개했다.

이머징 워십은 초기 기독교의 영적이고 신비적인 경험에 대한 갈망과 영적인 경외감을 표현하기 위해 십자가를 비롯한 상징과 비주얼 이미지를 사용하며 편안함 가운데 묵상을 유도하는 예배 형태다.

박 교수는 또 한국교회가 설교와 찬양인도 등에서 기술적으로 눈물과 감정을 이끌어내는 경향, 침묵을 어색해하는 분위기, 수직적이고 세속적 이미지의 예배 공간의 문제 등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가 종교개혁 정신을 계승하여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예배 전체의 순서가 설교로 대체된 한국교회의 오류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제언했다.

‘한국교회의 예배와 음악이 지향해야 할 점’을 발제한 이상일 교수(장신대 교회음악과)는 예배 형태나 스타일의 갱신보다 더 중요하고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사람의 갱신’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설교 시간에 하나님보다 설교자가 더 드러나고 찬송시간에 하나님보다 음악가가 더 주목받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예배 시 스크린 사용이 오히려 예배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교하는 목회자의 모습, 찬양인도자, 특정인물 등에 화면 초점을 맞추면서 회중이 하나님께 집중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성도들이 예배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하고 옛 찬송과 새 찬송 등 다양한 회중찬송곡을 불러야 하며 감성과 이성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종환 교수와 이상일 교수의 발제 후에는 김세광 교수(서울장신대)와 최진봉 교수(장신대 예배학)가 논찬했다. 홍준수 목사(하늘가정교회)가 사회를 맡은 전체토론 시간에는 발제에 대한 질의와 응답으로 바람직한 예배 형태가 무엇인지 고찰했다.

한편 오는 1월 25일 열리는 3차 기타 전문가 논의에서는 정시춘 정주건축학연구소 소장이 ‘예배 신학과 건축학의 만남’을, 이정구 성공회대 총장이 ‘이상적인 예배 공간’에 대해 발제한다.

2월 22일 4차 현장 목회자 논의에는 김기석 목사(청파교회), 김일현 목사(국수교회), 오주영 목사(엘림교회)가 예배 디자인 사례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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