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새해가 될 것 같습니다. 올해만 견디면 가족들을 만날 수 있으니 간절한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미얀마에서 온 나일린 집사(38세, 실로암교회)는 올해도 한국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2006년 고국에 임신한 아내를 두고 홀홀단신으로 떠나온 지 벌써 12년째다.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절실한 목표가 있었기에 남의 나라에서 겪어야 하는 많은 차별과 외로움도 견뎌낼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일할 곳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한국에 왔는데 이렇게 오래 있게 될 줄은 몰랐죠. 열심히 일해서 돈도 많이 벌었고,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나일린 집사는 고국에 아내와 12살 딸이 한명 있다. 임신한 아내를 홀로 두고 한국에 와서 일하느라 그는 딸이 2살이 되어서야 처음 만났다. 딸이 커가는 걸 볼 수 없다는 건 슬펐지만 가족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어 행복했다는 그는 2019년이면 고국으로 돌아간다.

한국사람처럼 말도 잘하고, 읽고 쓰기도 잘하는(한국어 능력시험 3급) 그는 현재 부천에서 전자제품 도장(페인트 칠) 일을 하고 있다. 이곳으로 직장을 옮긴 후 그는 2009년부터 부천 실로암교회(이명재 목사)에 나가고 있다. 실로암교회는 미얀마 출신 이주근로자들이 많이 모이는 국내선교 교회로 그는 이곳에서 신앙을 배우고 성장시켰다.

그는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며 많이 달라졌다.이명재 목사 부부와 미얀마 출신 성도들과 함께 어울리며 그의 외로웠던 마음이 조금씩 채워져갔다. 신나고, 감사하고, 따뜻한 사랑이 좋아서 나일린 집사는 열심히 교회 나와 신앙생활을 했고, 열정적인 그에게 이명재 목사는 ‘집사’ 직분을 주었다. 

나일린 집사는 “제가 원래 고집도 세고 상당히 급한 성격이었는데 교회에 다니고부터는 그런 성격이 많이 없어졌다”면서 “신앙이 생기니깐 마음에 여유와 평화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매주 토요일 교회에서 하는 성경공부에도 참여하고, 주일에는 아예 교회에서 살다시피 한다. 특히 30~40명 되는 미얀마 인들의 리더로 활약하며 고국에서 온 동포들 전도에도 힘쓰고 있다. 
나일린 집사는 “편견과 차별때문에 힘들 때도 많지만 교회에서는 사랑으로 대해주셔서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새해 그의 소망은 소박하다. “1년 동안 마무리를 잘 하고 좋은 추억 가지고 고향에 돌아가고 싶다”는 게 나일린 집사의 소망이다.
또한 그는 “코리안 드림을 갖고 온 미얀마 형제들이 술과 도박에 빠지는 일이 많은데 교회에 나가면 그런 일이 안 생긴다. 꼭 교회를 다니라고 말하고 싶다”며 “한국에 와 있는 미얀마 형제들에게 우리 교회를 알려주고 싶다. 그들도 예수님 알게 되어 구원받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문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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