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지방회에서 총회 임원 후보 3명을 동시에 추천했다. 총회장 후보와 목사 부총회장 후보 그리고 회계 후보를 추천한 것이다. 이 보도에 많은 성결인들이 의아해 했다. 그것은 이런 일이 가능하느냐는 의문과 함께 이 추천을 강행한 지방회가 그동안 우리교단의 법적 절차와 도덕성을 문제삼으며 정의를 외쳐왔기에 이 지방회의 결의에 어리둥절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와중에 모두가 입을 다물어야 하는가란 질문만 예수의 흔적처럼 가슴에 남았다.

▨… 이 지방회에는 우리교단을 대표하는 교회들이 소속되어 있다. 교회의 크기도 크기지만 선교나 사회봉사를 위한 노력에서도 우리교단의 선두를 지켜 모범을 보여 온 교회들이어서 이 지방회의 행보는 언제나 교단의 진로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그만큼 교단을 이끄는 중심에 서 있는 지방회가 심사숙고하여 내린 결정에 토를 다는 것은 ‘마록(馬鹿)의 어리석음’일지도 모른다.

▨… 행여 ‘선관위’가 그 마록 논란의 중심에 설까 염려하는 이들이 있다. 교단헌법에 안된다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지 않는 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논리에는 비성결교회적 요소가 포함돼 있음을 성결교회를 대표하는 신앙과 지성을 소유한 이들이 모를리 없을 것이다. 분명히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성결교회적 신앙과 지성으로 법을 말하고 정의를 말해 온 그 지방회의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결정에 옹색한 이유를 달아 변명하지는 않을 것이다.

▨… 3명의 후보자를 추천까지는 했지만 그 3명의 후보자가 선관위에 등록까지 할까. 그 끝이 궁금하지만 그 의구심과 함께 ‘마록’이라는 어휘가 계속해서 가슴을 짓누르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일까. 말을 사슴으로 둔갑시키는 진나라 조고(趙高)의 위세 앞에 ‘아니오’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성결교회적 신앙과 지성을 맛조차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럼에도 일말의 의구심이 남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 심리학자 애쉬(S.E.Asch)가 못된(?) 실험을 했다. 심리학이 ‘동조자 실험’이라고 부르는 인간의 속성에 대한 실험이었다. 모두가 ‘예’할 때 ‘아니오’ 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유치원생도 판단할 수 있는 문제였지만 앞 선 7명이 틀린 답을 말했을 때 70% 이상의 사람은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그 답을 따라갔다. 인간의 행위를 결정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이성이나 신앙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어리석음)일 수도 있음을 굳이 밝히려 한 심보가 괘씸하다. 인간이란 그럴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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