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전 방위로 확산되면서 남성중심 한국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제 미투 운동이 번지자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성 피해 가해자가 나오면서 우리 사회에 얼마나 성폭행·성추행이 만연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사회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교회 역시 미투 운동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동안 감춰져 있었고 덮어왔을 뿐 한국교회도 성직자 성추문에 있어서 결코 예외는 아니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천주교 사제에 의한 성폭력이 폭로되면서 개신교에서도 미투 운동의 봇물이 터지고 있다. 교회개혁운동을 이끄는 ‘교회개혁실천연대’에는 피해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터질 게 터졌다”라는 교회 내부와 세간의 반응이다.

최근 종교인의 성폭력으로 돌출된 사건들은 그동안 종교계 안팎에서 누적된 문제들을 드러내고 치유하라는 징표로 볼 수 있다. 사실 이번의 ‘경고’ 이전에도 한국교회는 성적인 문제에 대해 쇄신 요청을 적지 않게 받아왔다. 언론이나 시민단체에서는 한국교회의 성윤리에 대해 뼈아픈 지적을 하기도 했다.

한국 교계는 이러한 사회의 변화요청에 여전히 둔감하다. 한국교회만이 미투 운동에 유독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종교인들은 부인하는데 급급하고 소속 교단도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만 열심이다.

미투 열풍이 이미 한국교회 안으로도 깊숙이 들어왔는데도 회개나 자성의 목소리는커녕 제대로 된 논평조차 없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만이 미투운동 피해자들을 지지하며 연대할 것을 밝혔다.

교회여성연합회 기독민우회 등 기독여성단체는 물론 대사회적 목소리를 내왔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언론회, 한국교회총연합회 등 연합기관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제들의 성범죄와 성추문을 제도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교회 내 성폭력 방지 특별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한 천주교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미투 운동에 상대적으로 비껴있는 불교계에도 내부 자정운동이 검토되고 있는데, 한국교회는 아무런 대책도 없다.   

이제는 교회 공동체가 성(Gender)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정의롭게 다루지 못했음을 고백할 때이다. 한국교회는 그 동안 폐쇄적이었던 교회 내 성문제를 성찰하고 변화하는데 적극 지지하고 참여(WITH YOU)해야 한다. 교회 안에서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사회에서 일고 있는 미투 열풍을 계기로 새롭게 정비하고 보완해야 한다.

교회 내부로까지 번진 미투의 병리를 치유하려면 대책 마련과 함께 사회 전반의 자정운동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자면 구성원 전체의 각성이 전제돼야 한다. 한국 교회 전체가 스스로를 돌아보며 진심으로 회개하고 새롭게 거듭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몇몇 목회자의 문제로 치부하고 말 것이 아니다. 교회 내부의 정화와 쇄신을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용기를 내 아픈 기억을 꺼낸 피해 여성들에게 진심어린 사죄가 될 것이다. 또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외침에 격려를 보내면서 범사회적 개혁을 통해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목회자들의 성범죄에 단호히 대응하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죄와 회개, 정화와 쇄신의 노력, 기도도 필요하지만 교회 내 성폭력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운용과 목회자 양성 과정의 인성 교육과 인격 검증 강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동시에 한국교회는 여성과 모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오랜 세월동안 방치되어온 잘못된 성인식의 틀을 깨고 생명과 인권이 보장되는 건강한 교회공동체를 이룩하도록 힘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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