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마다 청소년 100여 명 교회로 찾아와

1970~1980년대, 한국교회가 폭발적으로 부흥한 원인으로 교회학교, 다음세대의 부흥을 빼놓을 수 없다. 과거에는 맛있는 먹거리를 준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 교회에 나오는 어린이들이 있었다. 집 냉장고 문만 열면 먹거리가 가득한 시대에도 간식 준다는 말에 교회에 나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있을까?

부산 예동교회(강기성 목사)가 인근 중학교 청소년들에게 방과 후 간식을 제공하는 ‘서퍼타임(Supper Time) 전도’에는 매주 100~150여 명의 청소년들이 몰려온다. 예동교회 서퍼타임 전도는 먹거리를 통한 다음세대 전도 전략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금요일의 만찬’ 반응 뜨거워
예동교회는 지난 4월 첫 주 금요일부터 봄 학기 10주간의 서퍼타임 전도를 시작했다. 서퍼타임 전도는 성장기의 청소년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만찬을 배불리 먹게 하고 교제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다음세대 전도 전략이다.  

2016년 1학기부터 여명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봄·가을 서퍼타임 전도를 기획하고 진행한 박경택 전도사와 김형숙 권사 등 5~6명의 봉사자들은 매주 금요일 3시부터 교육관 1층에 풍성한 만찬을 준비하고 청소년들을 기다린다. 매주 100~150인 분을 마련하지만 혹시라도 더 많은 아이들이 올까봐 여분의 음식도 준비한다.

최고 많이 올 때는 180명까지 온 적도 있다. 처음에 별 기대 없이 예동교회를 찾았던 청소년들은 준비한 음식 종류에 놀란다. 단순히 빵이나 콜라, 과자류 등을 준비했다면 아마도 이렇게 많이 오지 않았을 거다.

차려놓은 만찬에는 가장 대중적인 떡볶이를 비롯해 베이컨밥, 닭꼬치, 닭강정, 초밥 등 뷔페식당에서나 맛 볼만한 여러 가지 음식들이 즐비하다. 이렇게 정성을 다해 만찬을 준비하기 때문에 처음 나온 청소년들은 금방 단골손님이 된다.

맛있게 음식을 먹은 후 금방 교회를 떠나는 아이들도 있지만 잠시 교회에 남은 청소년들에게는 박 전도사가 고민도 물어보고 복음도 전한다. 서퍼타임 전도에 나온 청소년들과 계속 연락하기 위해 동의를 얻어 연락처도 기록한다. 이들과 꾸준히 연락하고 복음을 전한 결과, 지난해 56명의 학생이 예동교회 청소년부에 등록했다.

서퍼타임 전도는 학교가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변화시켰다.
서퍼타임 전도를 처음 시작할 당시 학생들이 방과 후 수업도 빼먹고 예동교회로 달려가는 것을 이상히 여긴 여명중학교 교감과 보건교사가 서퍼타임 전도를 하던 날 교회를 찾아왔다. 정성껏 차린 음식을 학생들이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본 교감과 보건교사는 그제서야 왜 학생들이 금요일마다 예동교회로 뛰어갔는지 이해했다.

그날 이후 학교 측은 예동교회가 학원선교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방과 후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도 예동교회 만찬에 갈 수 있도록 오후 4시에 40명 분을 따로 마련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또 청소년 상담사 자격증이 있는 박경택 전도사에게 문제 학생들의 상담을 맡겼다. 이후 박 전도사는 학교를 자유롭게 드나들게 되었고 학생들을 상담하며 복음도 전하게 됐다.

어떤 친구들은 고민이 생기면 점심시간에 학교를 나와 교회로 박 전도사를 찾아 오기도 한다.

서퍼타임 전도는 돈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이지만 학원선교의 문이 열린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교회 미래 위한 투자
서퍼타임 전도는 예동교회를 출석하는 청소년들이 방과 후 학원을 가기 전 간식을 제공하려던 것에서 시작됐다.

박경택 전도사는 “교회 학생들에게 학원 가기 전 교회에서 친구들과 간식 먹고 가라고 했는데 처음에 60여 명이 와서 크게 놀랐다”며 “요즘 시대에 간식을 준다고 교회에 나오는 친구들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아서 본격적인 전도사역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퍼타임 전도를 위한 예동교회 성도들의 헌신도 크다. 김형숙 권사와 박 전도사의 아내 김수현 사모는 금요일 만찬을 준비하기 위해 수요일부터 장을 본다. 인근 마트와 시장을 다니면서 품질 좋은 식자재를 고르고 매주 무엇을 해주어야 청소년들이 좋아할지 메뉴 관련 아이디어도 나눈다.

음식을 준비할 때는 김형숙 권사와 김수현 사모 외에도 예동교회 성도 서너 명이 함께 음식 준비를 돕는다. 마치 엄마가 자녀를 위해 식탁을 준비하듯이 땀과 정성을 쏟는다.

서퍼타임 전도를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교회 예산도 배정되지 않아 봉사자들과 성도들이 십시일반 헌금을 모아 음식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금은 서퍼타임 전도를 위한 예산을 따로 배정하고 있으며 성도들의 후원도 더 늘었다.

예동교회의 미래가 다음세대에 있음을 알고 있는 성도들은 서퍼타임 전도를 통해 더 많은 청소년들이 예동교회를 찾아오길 기대하고 있다.

예동교회를 섬기는 전 부총회장 성해표 장로는 “다음세대 전도는 당장 결실을 맺지 못할지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교회에 나와 복음을 들은 아이들이 당장 교회 등록을 안 할지라도 언젠가는 교회를 다시 찾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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