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한기총·한기연 통합 합의서 서명
“법인 존속 주장 않고, 법인화 추진 않는다”
합의문 유효성 논란과 이단문제 극복은 과제

2011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내홍을 겪으며 분열을 거듭했던 보수 연합단체가 다시 하나로 통합될지 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최기학 전계헌 전명구 이영훈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은 지난 5월 10일 서울 장충동 앰베서더호텔에서 한국교회 통합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번 합의서는 세 연합기구가 처음으로 모두 서명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교회 통합추진위원회 명의로 된 합의서에는 “3개 연합기관은 분열과 갈등으로 하나 되지 못함을 자성하고 회개하면서 모든 교단이 하나 되어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하길 소원한다”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연합과 일치를 위해 노력하고 한국교회를 저해하는 제반문제에 공동 대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한기총과 한기연은 법인 존속을 주장하지 아니할 것이며, 한교총도 법인화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최근 한교총은 임의단체라는 꼬리표를 떼고 단체 위상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이르면 8월까지 법인 등록을 목표로 실무준비에 착수한 바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기총이나 한기연과의 통합이 불발될 경우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서에서 한교총이 법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밝힌것은 기구 통합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한교총 통합추진위원장 신상범 총회장은 “연합단체가 하나가 되는 일에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했다”며 “한기총과 한교연은 법인 존속을 주장하지 않고 한교총은 법인 추진을 멈추고 하나되는 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세 기관의 통합은 쉽지 않다. 2017년부터 통합 선언과 서명을 반복했지만 여러 이유로 번번이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법인의 해체와 통합은 구성원 3/4이 찬성해야 하지만 한기총의 경우에는 내부 반발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열린 한기총 임원회에서는 통합을 반대하는 문서가 나돌기도 했다.

여기에 합의서의 유효성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세 연합기관의 통합추진위원장과 서기들이 서명은 했지만 날짜가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5월 10일 만나서 합의서를 작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합의서에 구체적인 작성날짜는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한기총 통합추진위원장 이태희 목사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 목사가 한기총 통합추진위원장 자격으로 합의에 나섰지만 임원회나 총회에서 정식 임명을 받지 못해 대표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엄기호 대표회장이 이태희 목사를 통추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임원회나 총회에서 그를 인준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한기총 선관위는 지난 대표회장 선거에서의 행동을 문제삼아 이태희 목사에 대한 3년 자격정지를 선고한 상황이라 ‘대표성’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매번 통합에서 문제가 되었던 한기총 내 이단 논란도 주요 변수로 다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 연합기관들이 처음 통합 합의서에 서명하고 발표한 의미는 크다. 그러나 실효성 있게 통합이 추진될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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