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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위대한 유산
[1140호] 2018년 06월 14일 (목) 15:44:35 김종국 목사(경북서지방·구미중앙교회 원로) webmaster@kehcnews.co.kr

   
얼마 전 고모교회 창립기념 예배에 참석했다. 고모(姑母) 교회가 아니다.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고모리에 위치한 고향 교회, 고모감리교회를 이르는 말이다. 창립주일에 고향교회 출신들이 한 자리에 모이자는 연락을 두어 달 전에 받았었다. 긴히 의논 할 일이 있어서란다.

갯벌이 건너다보이는 산골 마을인 고향에 복음이 언제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 자세한 배경은 모른다. 다만, 일제 강점기 끝 무렵 우리 집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것, 여름에는 대청마루, 겨울에는 안방이나 건넌방에서 드렸다는 것, 이십여 명 남짓 모이는 예배를 어머니가 인도 하셨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다가 해방을 맞아 사강 장터에 있는 교회에 다니던 이웃마을 성도들과 힘을 합쳐 중간 지점에 예배당을 짓고 김성식 목사님을 첫 번째 목회자로 모신 역사도 알고 있다. 목사님은 교회 형편이 어려워 가족은 서울에 두고 혼자만 내려와 목회를 하셨다.

목사님이 오신지 이 년 뒤, 6.25전쟁이 일어났다. 그날이 주일이었다. 목사님이 저녁예배를 마치신 후 가족이 걱정돼 서울에 올라가신 사이에 세상은 순식간에 빨갛게 물들었다. 공산당들이 목사님을 찾으러 왔다가 허탕을 치고 갔다. 성도들은 불안하고 허전하면서도 내심 목사님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나 목사님은 그 난리 통에 아내와 어린 자녀 칠남매를 남겨두고 양떼들 걱정에 이튿날 돌아오셨다. 엉엉 울며 붙잡는 가족들을 뿌리치고 죽음의 길과도 같은 교회로 향하신 목사님의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우셨을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아리다.

목사님은 교회에 오신 후 이내 잡혀가 지서에 구금 된지 1주일 후 어디론가 끌려가셨다.

늦었지만 고향교회 뜰에 순교 기념비를 세우자는 의견이 나와 우리는 창립주일을 기해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외지에서 온 교회 출신 성도만도 칠십여 명이나 되었다. 기념예배 시간이 오후 4시여서 목회하는 목사와 장로, 권사도 여러 명 참석했다. 

김성식 목사님은 애국심이 강하신 농촌 계몽 운동가셨다. 겨울 농한기에는 수원 농대 교수를 초청해서 강연회를 열기도 하셨다. 나라의 미래가 어린이에게 있다며 교육에도 힘을 기울이셨다. 화도중학교 전신인 마도고등공민학교를 설립한 것도 목사님의 공로가 크다. 그랬으니 목사님이 숙청 대상 상위권에 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날 설교는 고향 교회가 배출한 첫 번째 목사인 나에게 배당 되었다. 그 일부를 옮겨본다.

“우리는 배고픔에 시달리며 자라, 빈손으로 고향을 떠날 때 가난한 농부의 자식된 게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물려주신 신앙을 가슴에 안고 떠났습니다. 우리는 볼품없는 작은 교회에서 컸지만 순교하신 목사님의 숭고한 희생정신의 유산도 받았습니다. 이 둘은 무엇과도 견줄 수없는 위대한 유산입니다. 이 정신을 길이 후손들에게 까지 물려주어야 합니다. 이 강단에 서는 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아 이 자리에서 보고를 드립니다. 저는 성결교단에서 40여 년을 목회하고 정년 4년 6개월을 앞두고 은퇴했습니다. 그럴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교회를 사랑하는 길이라 여겨 아쉽지만 결단 했습니다. 임지를 옮겨 다닐 때는 교회 실정, 받는 생활비를 묻지 않고 갔습니다. 매사에 내 입장보다는 교회 먼저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때로는 갈등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사랑, 교회 사랑으로 당신의 생명을 바치신 김성식 목사님을 떠 올리면 결단하기가 수월했습니다.”

나는 행사 후 차를 몰고 집에 오면서 사무엘의 고별 설교와 밀레도에서 한 사도바울의 고별설교가 생각났다. 그리고 내 뺨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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