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협 발표회, 평화통일 위한 교회 역할 모색

남북평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를 목회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이성구 목사)는 지난 7월 3일 숭실대 한경직목사기념관에서 ‘남북평화시대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제20회 전국 수련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남북평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남북을 연결하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 역할을 하자고 제안했다.

전 청와대 안보 정책실과 EU 독일특사를 지낸 배기찬 대표(통일코리아)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새로운 남북관계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북한은 적이면서 반국가단체로 규정되어 있다”며 “북한을 전쟁의 대상이 아니라 협상의 대상임을 인식하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1991년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에서는 상호체제의 인정과 존중, 내정불간섭, 비방중지, 정전상태를 평화상태로의 전환 등이 규정되어 있다”며 “이미 27년 전 채택된 합의서처럼 상호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평화를 위한 길이며 통일의 초석을 놓는 시작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배 대표는 “특히 통일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민간이라는 삼두마차가 만들어져야 부작용을 줄이고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통일이 된다”면서 “특히 지방정부가 북한의 지방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교류협력에 나선다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사업 전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기찬 대표는 또 기독교 차원에서의 통일 운동도 제안했다. 그는 “교단과 단체를 초월해 지역교회들이 모여 북한의 한 지역을 위해 기도하고 교류하는 피스메이커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대구의 교회들이 함경남도를 위해, 제주도의 교회들이 량강도 갑산군을 위해 기도하고 교류협력을 시작하면 지난 70년 간 끊어졌던 한반도의 협력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련회에서는 먼저 ‘하나되지 못한 한국교회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언급할 자격이 되는가’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대표회장 이성구 목사는  “연합과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한반도의 통일을 다룰 자격이 있는가”라고 묻고 “분열된 한국교회가 먼저 하나가 되어 한반도의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이에 대해 예장통합 사무총장 변창배 목사는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로 연합과 일치를 꼽았다. 먼저 변 목사는 “제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세계교회의 목회와 선교 생태계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며 “이와 동시에 남북평화 시대는 한민족과 한국교회의 앞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남과 북이 협력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데 한국교회도 목회와 선교 방향을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일치된 모습으로 남북평화 시대를 열고 북방선교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변 목사는 한국교회의 과제로 구체적 실천 사항도 제안했다. ‘세계교회의 19세기 선교운동과 20세기 연합운동의 성과 계승 발전’, ‘연합기관은 한국사회와 한국교회, 세계교회의 문제를 점검하여 한국교회 공동의 대안을 모색하고 추진’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수행해야 하는 행사를 감당하고 지원’,  ‘공교회가 중심이 되어 건강한 리더십 형성’, ‘남북 평화 시대에 회원교단이 공동으로 수행해야 할 북방선교의 정책 제시’,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윤리적인 성결을 유지하도록 표준 제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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