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틈’, ‘잘 틈’, ‘쉴 틈’ 주는 따뜻한 교육가

▲ 김승환 장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비전을 전하며 교육혁신을 이뤄냈다.
“아이들에게 공부만 강조한다고 좋은 교육이 이뤄질까요? 교육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치를 같이 나누는 것’이 교육의 첫걸음입니다”

6.13지방선거에서 성결인 김승환 장로(익산바울교회)가 3선 교육감으로 당선됐다. 선출직 ‘교육감’이 3선이 된 경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투표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지난 8년 간 김 장로의 정책과 행보를 지켜본 도민들은 다시 한 번 그를 선택했다. 그 이유로는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교육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한 김승환 장로의 노력과 헌신이 꼽힌다.

‘세 가지 틈’으로 변화 이끌어
김승환 장로는 2010년 교육감에 취임한 후 ‘세 가지 틈’을 선언했다. 학생들에게 ‘놀 틈’, ‘잘 틈’, ‘쉴 틈’을 주자는 것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에만 치여 있는 학생들이 마음껏 놀고 쉴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었다. 또한 2014년부터는 등교시간을 늦춰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아침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에 일찍 오는 것보다 부모님과 한끼라도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력고사를 없애 성적으로부터 자유롭게 했고 교사들에게는 학생들을 끝까지 인내하고 사랑으로 돌볼 것을 요구했다. 입시로 고통받고 외면당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주자는 의미였다.

김승환 장로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지자 교육현장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가장 먼저 졸업식에서 눈물이 회복되었다.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눈물바다가 된 것이다. 올해 2월에는 부안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졸업을 거부하는 일도 일어났다. “정든 학교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기 싫다”는 것이 이유였다. 김 장로가 직접 나서   “너희들이 졸업해야 동생들이 입학할 수 있다”며 설득한 끝에 졸업식을 열 수 있었다.

학부모들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매년 학년이 바뀔 때마다 고민이었던 ‘담임선생님’에 대한 우려가 사라졌다. 누가 되어도 똑같은 관심과 사랑으로 대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학생들에 대한 교사들의 애정과 관심이 높아지니 형식적이었던 상담도 서로의 마음을 터놓는 시간으로 변했다. 학생들의 성적도 오르기 시작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합격생들도 늘어나는 등 객관적인 지표도 좋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는 김승환 장로.
포기할 학생은 없다
김승환 장로는 상위 10%, 소위 엘리트 교육이 아닌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하고 균형잡힌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의 우등생들에게만 관심과 역량을 쏟는다면 나머지 90%의 학생들은 학교에 다닐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실제로 김 장로는 교육감 취임 후 공평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학교를 통폐합하는 등 학교 수를 줄이고 있지만 김 장로는 단 한 곳도 폐쇄하지 않았다.

김 장로는 부임 초기 13명이 재학 중이던 군산회현초등학교를 혁신학교로 선정했다.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문을 닫는 대신 특성화 시켜 학교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주변에서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며 크게 반대했지만 김 장로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강행했다. 그 결과 회현초등학교는 현재 100여 명의 학생과 30여 명의 유치원생이 다니는 학교로 성장했다. 특히 인근의 회현중학교는 특별한 혁신학교로 소문이 나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명문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대해 김 장로는 “이것이 교육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현상과 전략보다 학생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품고 열린 교육을 실행하면 자연스럽게 학교가 발전하고 성장한다는 것이다. 전라북도에는 이런 혁신학교가 169개나 되며 각 학교마다 특색있는 교육을 자랑한다.

그는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교육을 바라보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학생들을 맞추려고 하지요.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하고 주어진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문제아 취급을 받습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과 교육인지 다시 깊이 생각해봤으면 합니다”라고 제언했다.

신앙과 사랑으로 고난과 시련 극복

▲ 박운암 목사에게 안수기도 받는 모습.
지난 8년 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온 김승환 장로였지만 고난과 시련의 시간도 있었다. 정부와 단체로부터 고소와 고발만 16차례를 당했으며 독불장군, 불통의 아이콘이라는 오명을 사기도 했다. 

일례로 2012년 정부에서 제안한 학교폭력 대책안을 반대하자 지역언론과 교육부에서 김승환 장로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당시 대책안은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리스트를 작성해 대학 입시에도 반영하자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김 장로는 끝까지 반대했다. 잘못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는 벌을 받아야 하지만 학생의 장래까지 막아서는 안된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이런 김 장로의 결정에 일부에서는 “가해학생들을 편드는 교육감”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이 밖에도 국정화 교과서, 학교 구조조정 등에 반대할 때마다 그에 대한 비난의 수위도 높아졌다. 

그가 힘든 시간을 견디고 소신있는 정책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신앙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아이들을 사랑하셨던 예수님의 마음을 닮고 싶었고 학생들을 위한 정책이라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실제로 김 장로는 언론 인터뷰와 어른들과의 미팅은 절제하지만 학생들과의 만남은 한번도 거절한 적이 없다.

내 삶의 원동력은 찬양

▲ 주일예배 성가대에 선 김승환 장로.
김승환 장로는 매주 주일이면 평범한 신앙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봉사한다. 청년 시절부터 시작했던 성가대 봉사는 벌써 30년 가까이 됐다. 김 장로의 주일은 아침 일찍 담임 박운암 목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된다. 10~15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한주간 있었던 일을 나누고 기도를 요청한다. 이어 대예배 시간에는 성가대원으로, 오후에는 재정부장의 역할도 감당한다.

박운암 목사는 “김승환 장로를 ‘깐깐한 성격일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아주 신실하고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승환 장로는 새벽예배부터 공예배, 전도 등 교회 일이라면 매번 앞장섰다. 교육감 당선 후에는 주일예배만 드리고 있지만 하루 일과는 꼭 말씀을 묵상하고 찬송을 부르면서 시작한다.

마지막까지 아이들 섬기고 싶어
교육감으로 마지막 임기를 시작한 김승환 장로의 바람은 학생들이 공부를 오락처럼 즐겁게 대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너무 어렵고 양이 많은 교과서의 수준을 낮추고 양도 대폭 줄일 수 있도록 교육부에 건의도 할 계획이다.

또한 학교를 비롯해 학생들의 발길이 닿는 모든 곳이 안전지대가 되도록 만드는 것도 김 장로의 소망이다.
그는 이를 위해 성결인들의 관심과 기도를 당부했다.

“저는 진보교육감이지만 신앙적으로는 보수적입니다. 성결교회 교인으로서 사중복음의 가치를 매우 좋아하고 성결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성결인으로 예수님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아이들을 잘 섬길 수 있도록 끝까지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학생들과 함께 할 때 가장 기운이 나고 성결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늘 기억하고 실천하고 싶다는 김승환 장로의 고백과 다짐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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