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신자 늘고, 신앙 질적 하락 가속

기독교 신앙은 갖고 있지만 교회 출석은 거부하는 ‘가나안 교인’은 늘고 신앙생활의 질적 하락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하 한목협)가 2013년 이후 5년 만에 발간한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에서 나타난 자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독교인의 교회 출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3.3%가 ‘출석하지 않는다’(일명 가나안교인)고 대답했다. 이는 2012년 10.5%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신앙은 있지만 교회를 떠나는 신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유로는   ‘얽매이기 싫어서’(44.1%), ‘목회자의 부정적 이미지’(14.4%), ‘교인들의 배타성’(11.2%) 순으로 응답했다.

교회를 떠난 시기에 대해서는 40대 이후가 35.1%로 가장 높았으며 20~30대라는 응답도 31.1%가 나오는 등 가나안교인 3명 중 2명이 20대 이후 교회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에 대한 충성도도 낮아지고 있다. ‘현재의 교회를 계속 다니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18.1%가 “떠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2012년도에는 3.5%에 불과했지만 5년 새 5배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교회에 대한 불만사항(중복응답)으로는 ‘교회 내 소통 부족’(19.6%), ‘교인들 간 교제 부족’(14.1%), ‘성도에 대한 관심이 적음’(9.7%) 등 소통과 교제에 대한 부분이 많았지만  ‘헌금 사용 투명성 부족’(10.1%), ‘헌금/십일조 부담’(9.4%) 등 재정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이런 결과에 대해 배종석 교수(고려대)는 “모태신앙이나 청소년기 시절에 신앙을 가졌던 사람들이 20~30대가 되어 많이 떠나고 교회 내 소통도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며 “다음세대 사역과 함께 청년들이 이탈하지 않고 신앙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신앙의 질적 하락도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신앙(성령) 체험을 묻는 질문에 46.1%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1998년 52.7% 이후 2004년 52.3%, 2012년 50.6% 등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4.5% 포인트 하락하면서 가장 큰 감소세를 나타냈다. 신앙과 일상생활의 일치를 묻는 질문에도 2004년 조사에서는 61.3%가 ‘일치한다’고 응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48.2%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신앙생활의 질적 하락은 기도와 전도, 헌금 등에도 영향을 끼쳤다. ‘하루 평균 기도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평균 21.5분으로 응답해 2012년에 비해 2.2분이 줄었으며 ‘전도하여 출석시킨 경험’을 묻는 질문에도 13.9%만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2012년 25.8%에 비해 11.9%나 줄어든 수치이다.

또 십일조에 대해서는 39.5%가 ‘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2012년에는 28.0%였지만 5년 간 11.5%나 늘어난 것이다.

현재 다니는 교회에 대해서도 담임목회자 만족도, 기도와 예배의 영성, 활성화된 교회교육, 지역사회 봉사, 교회개척에 대한 비전, 소그룹 활동, 체계적인 전도 활동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2012년에 비해 낮은 점수를 줬다. 반면에 교회로부터 도움을 받고 싶은 것(중복응답)으로는  ‘자녀교육’(12.4%)이 가장 많았으며 ‘가정상담’(12.1%), ‘경제적 지원’(6.5%), ‘노인양로’(5.7%), ‘어린이 육아’(4.4%) 순으로 응답했다.

교인 수 증감을 묻는 질문에는 ‘성장하고 있다’가 48.2%, ‘정체되고 있다’가 42.5%, ‘감소하고 있다’가 9.3%로 응답했다. 특히 99명 이하의 교회는 70.9%가 정체 또는 감소라고 응답한 반면에 1,000명 이상의 교회는 61.8%가 성장하고 있다고 대답해 양극화 현상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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