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한국교회 관심 가져야

난민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사랑이 요청되고 있다. 사진은 국제난민센터 피난처에 머물고 있는 난민들
최근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가 한국사회의 주요이슈로 급부상했다.

문제의 핵심은 난민을 수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이다. 현재 여론은 부정적 의견이 거센 상황이다. 한국교회도 이들에 대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난민 문제는 최근에 이슈가 되었을 뿐 1992년 우리나라가 난민협약에 가입하고 1994년 난민신청을 받은 이후 지속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최근 국제난민센터 피난처(대표 이호택 목사)가 공개한 ‘국내난민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의 난민 신청자 수는 2010년 423명에서 2011년 1,011명, 지난해 7,541명, 올해는 7,291명이 신청하는 등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출신국을 살펴보면 파키스탄이 가장 많았으며 이집트, 중국, 나이지리아. 시리아, 네팔, 방글라데시 순이었다.

그러나 국내 난민신청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반면에 법무부 심사를 통해 난민으로 인정받은 건수는 1994년 이후 최근까지 767명에 불과(4.2%)하다. 이는 전세계 난민인정율(난민인정 26.9%)과 EU(난민인정 33%)와 비교할 때 미미한 수치이다. 즉 국내 거류 중인 난민의 95% 이상은 여전히 불안한 신분으로 살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자국의 혼란을 피해 국내에 입국한 난민신청자들 중 난민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은 사실상 밀입국자로 분류된다. 난민지위를 인정받기 전 인도적 체류(G1비자)가 인정되지만 이 역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한시적으로 부여된다. 국내 체류기간은 연장할 수 있지만 지위는 난민신청자와 크게 다르지는 않아 지역의료보험과 교육 등 각종 사회보장서비스 등을 받을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체류중인 난민 부모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10년이 넘게 국내에 살아도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교회가 또 다르게 차별받고 소외된 난민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교회는 난민 문제에 대해 긍휼과 인애의 정신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21개 기독단체는 지난 7월 16일 제주 난민 문제와 관련해 연대 성명을 발표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할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제주도에 입국해 난민 신청 중인 예멘인들을 비롯한 많은 난민 신청자들에 대해 한국정부가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정책 실행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물론 난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난민의 합법적 지위를 인정해주면 우리 국민의 삶과 안보가 위태해진다는 것이 이유이다. 또한 대부분이 이슬람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이슬람이 들어오게 되고 포교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는 최근 성명에서 “지금도 우리나라의 난민법의 맹점(입국하여 난민신청을 하면 2년 내지 3년을 거주 가능)을 악용하고, 한국에서의 행동지침에 관한 매뉴얼까지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에서 난민 인정 과정이 쉽다고 알려지게 된다면, 무슬림들이 한국을 목표로, 합법적 거주민 지위를 얻으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피난처 대표 이호택 목사는 이런 우려에 대해 “난민으로 인정된 후에는 사회통합 선서와 정기 사회통합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해 갈등을 줄이고 우리나라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게 하면 된다”며 “한국교회가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피고 점검하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품는다면 우려보다는 희망으로 난민들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무슬림 지역으로 선교사도 파송하는데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난민들에게 복음을 전한다면 역 선교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우리교단 제주직할지방회장 이철우 목사도 “현지에서 난민들을 보며 걱정과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며 이슬람에 대한 공포가 있는 것도 인정한다”며 “그러나 소외된 이들을 품으셨던 예수님의 사랑으로 이들을 이해하고 정착을 돕는 것이 기독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러 이슈와 우려를 낳고 있는 난민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보다 현명한 대처방안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