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종교개혁 흔적과 발걸음 좇아
현장중심·대중 눈높이 맞춰 종교개혁 소개

루터의 종교개혁은 중세교회 뿐 아니라 독일과 유럽 사회를 변화시키고 전 세계를 새롭게 하는 거대한 물결이 되었다. 하지만 루터의 종교개혁에서 출발한 한국교회는 지금 중세 교회처럼 개혁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지난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의 의미와 정신을 돌아보는 여러 행사를 열고 관련 도서를 쏟아냈다. 뜨거웠던 종교개혁 500주년의 열기도 서서히 식어지는 가운데 다시 한 번 종교개혁의 의미를 성찰할 수 있는 도서가 나왔다.

본지 전 편집국장 조재석 목사의 ‘발로 쓴 루터의 종교개혁(출판 창과현)’은 저자가 2년여 동안 루터의 종교개혁 현장을 다니며 보고 느낀 감동과 성찰의 내용을 글과 사진에 담은 순례의 고백이다. 저자는 지난 몇 년 간 독일에 거주하며 루터의 종교개혁지로 알려진 장소를 적게는 한두 번, 많게는 대여섯 번씩 방문했다.

철저히 자료를 조사, 검토한 후 방문지를 선정했고, 꼼꼼히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해당 지역의 상황을 살폈다. 방문 이후 이들 자료를 근거로 루터의 종교개혁의 맥락과 의미를 살펴 페이스북에 글과 사진을 연재하기도 했다.

앞서 저자는 로마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프랑스, 영국 등을 돌아다녔고 종교개혁의 흔적과 개혁자의 발걸음, 500여 년 전 일어난 사건들을 정리해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본서는 특히 루터의 종교개혁 활동 무대인 독일을 중심으로 엮은 책이다.

루터의 출생지 아이스레벤, 루터가 어린시절을 보낸 만스펠트, 청소년 시절의 아이제나흐, 대학시절과 수도사의 삶을 산 에르푸르트, 종교개혁의 중심지 비텐베르크, 하이델베르크, 아우크스부르크, 라이프치히, 보름스 등 루터와 관련한 주요 종교개혁지를 상세히 수록했다.

저자가 직접 종교개혁지를 방문해 사진을 찍고 관련 정보 외 자신의 생각과 성찰의 내용을 덧붙였다. 저자와 함께 여행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루터의 일생과 주요 종교개혁 사건을 만나게 된다.

다만 저자는 “언어적 한계와 종교개혁에 대한 총체적 이해의 미진함으로 부족함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서문에 밝혔다. 그럼에도 본서는 종교개혁의 중심지인 독일과 그곳에서 펼쳐진 루터의 종교개혁 사건을 이해하기에 부족함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아가 저자는 본서를 단순히 루터의 일생과 종교개혁지를 소개하는 책으로 이해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수동적으로 맞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맞이하여 우리 시대 종교개혁을 일구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루터 당시 시대의 과제가 무엇이었고 그 때 루터는 어떻게 시대를 해석했고 대안을 제시했으며 어떻게 시대변화를 일궈나갔는지 깊이 연구해야 합니다.”

저자의 바람처럼 본서가 다시 한 번 건강한 한국교회로의 회복을 위한 거룩한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창과현/383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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