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이 노래한다 “예수 믿으세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가 되면 인천지하철 간석오거리역에는 감미로운 색소폰 선율이 울려퍼진다.

이응섭 장로(간석제일교회)가 몸과 마음이 피곤한 퇴근길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색소폰 연주를 전하는 것이다. 이 장로가 색소폰 연주를 하는동안 조복연 사모(고석현 담임목사의 부인)와 전도팀은 주민들에게 전도지와 강냉이를 나눠주며 전도활동을 벌인다.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되는 색소폰 전도는 2012년 시작된 후 벌써 7년째 진행 중이다.

이 장로는 “힐끗 한번 쳐다보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색소폰 소리에 관심을 갖고 한참을 듣고 가는 사람들도 많다”며 “부족한 사람이 악기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응섭 장로가 색소폰을 접하게 된 것은 20년 전이다. 찬양을 좋아해 성가대에 서고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찬양을 불렀던 이 장로는 어느 날 성대결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음식물도 삼킬 수가 없었다. 매일 찬양하는 것이 삶의 낙이었던 이 장로는 큰 충격을 받고 절망했다.

그는 “찬송은커녕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찬양으로 영광을 돌리지는 못할망정 성대결절이라니 절망감이 대단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 장로는 곧 다른 방법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았고 그때 발견한 것이 색소폰이었다. 그는 “색소폰이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이거다’ 싶었다”며 “이후 색소폰 연습에만 몰두했다”고 말했다.

이 장로에 따르면 색소폰은 생각보다 다루기 쉬운 악기이다. 조금만 연습해도 소리가 나고 연주법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장로는 더욱 욕심을 냈다. 이왕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 색소폰을 선택했으니 제대로 연주하고 색소폰만이 가진 매력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 장로는 개인 레슨가지 받았다. 물론 틈틈이 연습에도 매달렸다. 이웃에게 피해를 줄까봐 매일 산에 올라 연습을 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했고 15년 만에 원하는 소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장로가 색소폰 연주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되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전도현장에 나가는 일이었다. 교회 앞 정자에서 매주일 색소폰 연주를 교인과 주민들에게 들려줬고 교회 주일예배 때마다 회중찬양을 인도했다.

지하철역 전도를 교인들과 함께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처음 전도팀과 함께 나가 색소폰 연주를 하자 반응이 엇갈렸다. 색소폰 소리에 관심을 보인 사람도 있었지만 항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꾸준히 전도에 나선 결과 응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색소폰 소리로 과거에 교회를 다녔을 당시의 신앙생활이 생각난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몇몇은 “더운데 수고하신다”며 음료수와 간식을 선물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보람은 색소폰 소리를 듣고 다시 교회에 나갔다는 간증이었다. 어떤이가 찬양 연주를 듣고,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하나님을 떠올렸다며 교회를 찾아갔다는 간증을 들려 주었다.

이 장로는 색소폰 연주를 계속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색소폰 연주는 생명을 다하는 날까지 하고 싶다”며 “이것으로 영광을 돌리고 복음을 전할 수 있다면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될 것”이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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