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번 기본역량진단에서 관심을 끄는 대학은 역시 신학대학이다. 서울신대를 비롯해 장신대, 감신대, 총신대 등 14개 대학이 종교지도자 양성 대학법인 지정고시에 해당돼 진단평가에서 제외되었다. 전체 27개 대학 절반 이상이 신학대학이다. 대학 설립 이념 등 종교대학 특성에 맞게 발전하도록 적정 규모화를 유도한다는 교육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신학대학은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2021년까지 종교 관련 학과의 정원 규모를 제외한 대학 정원에서 10% 감축을 권고 받았다. 학생들에게 재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가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에는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았지만 국가의 일반재정지원이나 특수목적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신학대학이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은 적은 거의 없었지만 현재의 위기 앞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지난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처럼 이번 진단평가 역시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입학자가 대학의 정원보다 줄어드니 이를 미리 대비하자는 취지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신생아 수는 35만7800명으로 40만 명 선이 무너졌다. 여성 1명이 평생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은 사상 최저인 1.05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꼴찌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모두가 대학에 진학한다고 가정해도 올해 대학 입학 정원 48만3000명을 기준으로 하면 약 13만 명의 정원 미달 사태가 발생한다. 더욱이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진학하는 비율은 지난해 68.9%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대학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는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지만 이로 인해 대학의 위기는 현실로 다가왔다. 신학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앞으로는 평가와 상관없이 생존을 위해 정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도 닥칠 수 있다. 최근 교육부 교육위원회의 정책설명서에 따르면 2021학년도에 5만6000명의 미충원과 38개 대학의 폐교가 예상된다.

불과 3년 후 일이다. 불행하게도 신학대학은 퇴출 대기표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부산장신대의 경우 ‘정지원제한대학 유형 Ⅱ’에 속해 신·편입생에게는 국가장학금이 100% 제한된다. 35% 정원감축도 권고 받았다. 사실상 퇴출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와 신학대학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학의 경영을 탓할 때가 아니다. 획일적 대학평가와 일방적 진행만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 기본역량진단을 받지 않았느냐고 따질 일도 아니다. 진단평가에서 제외되었다고 괜찮겠지 라는 기대도 버려야 한다. 우리 신학대학의 존립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학령인구가 준다는 것은 교회 내 다음세대가 줄고 있다는 의미이고, 이는 한국교회의 미래도 결코 밝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교회처럼 교회는 있어도 교역자가 없는 사태가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 이미 신학과 등 종교관련 학과의 지원자가 감소하고 있고, 신학대학원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학령인구감소가 미래 한국교회와 신학대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분석과 연구가 필요하다. 여기에 대한 적절한 대책도 세워야한다. 3년 전 퇴출 위기에 쳐했던 루터대는 이번에 자율개선대학에 속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부활한 것이다.

신학대학과 한국교회는 이번 평가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루터대 처럼 교단과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이 돼서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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