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으로 일필휘지 ‘은혜충만'
성경 66권 16년 만에 완성 … 20년간 매일 서예성경필사

▲ 20년 동안 서예로 성경을 한장 씩 필사하고 있는 황춘선 장로(채산교회)는 16년 만에 성경 66권 필사를 마친 후에도 성경을 읽고 필사하는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그가 완성한 성경 필사본 중 마태복음를 펼쳐보고 있는 황 장로.

“1998년 2월에 성경을 쓰기 시작해서 오늘까지 매일 서예로 성경을 필사하고 있어요. 내 삶의 낙이고 하나님께 드리는 제 충성이죠”

황선춘 장로(채산교회)는 꼬박 20년 동안 성경필사를 하고 있다. 그는 오늘도 새벽기도를 마치고 40여 분 성경 한 장 작품을 만들어냈다.

하루 한 장씩 성경을 필사하겠다고 마음먹었던 20년 전 그날 이후 황 장로는 한번도 필사를 거른 적이 없다. 만약 못쓸 상황이 생기면 그 분량만큼 하루 2장씩 미리 써 놓을 정도로 정성이 대단하다.

그의 성경필사는 보통 펜이 아니라 먹 갈아서 붓으로 쓰는 ‘전통 서예’라는 점과 초대형이라는 점이 특별하다. 황 장로의 성경필사본은 책의 길이가 가로 70cm, 세로 130cm에 이른다. 분량도 신구약 66권 필사본이 총 5,016장이다.

글씨가 크다보니 앉아서 쓸 수 없어 매일 새벽마다 서서 써야하지만 황 장로는 “필사를 하는 동안은 오롯이 하나님과 마주하게 된다”며 “힘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왜 이런 특별한 필사를 하게 됐을까. 황 장로는 작은 책자나 병풍에 써 넣은 성경필사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초대형 서예성경필사본은 흔치 않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성경필사를 시작해 16년째 되던 2014년 1월 필사본을 완성한 후 기네스북에도 도전했다.

“필사본을 완성하고 나서 기네스북에도 이런 기록은 없다고 해서 신청했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포기했어요. 차라리 선교를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 자손들과 교회사람들에게 알리는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비록 기네스 도전은 불발됐지만 황 장로는 서예성경필사 때문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엄지를 세웠다. 성경을 쓰는 것뿐만이 아니라 성경읽기도 매일 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황 장로는 성경 필사를 하기 위해 매년 성경통독을 3번 이상한다고 했다. 필사가 20년 째이니 성경톡독이 60회에 이른다는 말이다.

“성경 필사할 때는 정말 온 정성을 다 기울여야 해요. 안 틀리게 써야하니까 한 장을 쓰려면 다섯 번은 읽어야 틀리지 않고 쓸 수 있어요. 필사에 왕도는 없어요.”

성경 66권 필사를 마친 그는 요즘은 외경을 필사하고 있다. 세상에 알려진 성경은 모두 필사해 기록으로 남겨두는 게 그의 목표다.

20년을 변함없이 필사하는 비결은 중학교 때 새벽기도를 시작해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새벽예배를 드리는 그의 꾸준함에 있다. 43년간 교직에 종사하다 교장으로 은퇴한 황 장로는 젊은시절부터 ‘변함없는 선생님’으로 통했다.

황 장로는 “꾸준함이 최고에요. 뭐든 꾸준하고 성실하게 하면 이룰 수 있다”며 “성경을 읽고 쓸 때마다 제가 느끼는 감격과 은혜를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