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시한 9월 넘겨
재정·신뢰문제 부각

“지금까지 몇 차례 불발로 신뢰를 잃어버렸습니다.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앞으로 통합을 추진할 것입니다”

지난 8월 17일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전계헌 최기학 전명구 이영훈 목사)과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이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측의 통합추진위원장이 한 발언이다. 그만큼 절박했고 이번에야 말로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당시 통합추진위원장들은 8월 말까지 통합을 이루겠다고 약속했고 한차례 연기해 9월 말까지 통합 완성의 뜻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한교총과 한기연의 통합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실무자들의 협상만 진행되었을 뿐 통합추진위원회의 공식 회의는 한번도 열리지 않아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로 드러났다. 이렇게 된 주요 이유는 한기연의 재정과 양 측의 신뢰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기연의 부채가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교총은 한기연의 법인을 사용하는 조건을 수용하면서 법인 설립에 필요한 재정을 한기연 측에 지불하기로 했다. 그러나 부채가 예상을 뛰어넘는 큰 금액으로 확인돼 난색을 표했고 직원 승계 및 처우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한기연은 지난 9월 13일 열린 임원회에서 “제8회 총회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 선정을 대표회장에게 위임했다”고 발표했다. 한교총과 합의사항 중에는 ‘3인 대표회장과 1인 이사장 운영체제’, ‘12월 통합 총회 개최’가 포함돼 있었지만 한기연은 독자적으로 선관위를 구성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단독 총회를 선언한 것이다. 여기에 ‘제8회 총회’라는 회기를 사용한 것은 한기연의 지난 8년 역사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또 통합추진위원장 권태진 목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성민원을 회원단체로 받기로 하고 실행위와 임시총회에서 정식 인준하기로 결정했다. 권태진 목사는 한기연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통합 협상을 추진했던 당사자이자 차기 한기연 대표회장이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성민원의 회원단체 가입은 권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가는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한기연이 한교총과의 통합을 포기하고 독자 노선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의미다.

반면에 한교총은 지난 7월 열린 임시총회 결의에 따라 기구 통합이 무산되면 법인 등록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법인 신청은 10월 초 경에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 측 관계자들은 통합 협상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움직임으로는 통합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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