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으로 성결교회를 배우다

‘백문이 불여일행(百聞而 不如一行)’이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의미 있는 경험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다. 필자는 지난 10월 1일부터 5일까지 4박 5일 동안 열린 100년 이상 된 성결교회들을 자전거로 순례하는 ‘100년에 100년을 달리다’ 행사에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필자가 섬기고 있는 학교를 위한 행사였고 평소에 자전거 타기를 좋아해서 참여하고 싶었던 행사였지만 이번 참여는 본인이 기대했던 것 이상의 의미와 기억을 선물로 남겨 주었다.

이번 자전거 순례를 통해 얻은 가장 값진 경험은 ‘성결교회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필자 본인은 모태에서부터 성결교인이었고 신학교에서도 한국성결교회의 역사에 대해 배웠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몸으로 성결교회를 학습할 수 있었던 경험은 처음이었다.

첫째 날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은 표식으로만 남은 무교동 복음전도관 자리에 섰을 때는 마치 시간이 거꾸로 흘러서 내가 100여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자전거 순례 기간 동안 방문한 15개의 교회를 만날 때마다 비슷한 감동이 찾아 왔다. 방문했던 교회들이 들려 주었던 교회의 역사와 주요 인물들에 대한 소개는 신학교에서 배웠던 어떤 교과서의 내용보다 나은 살아 있는 교육 자료였다.  

자전거 순례가 감동을 제공해 준 것만은 아니다. 100년을 달려온 성결교회는 앞으로 100년을 달려가야 한다. 지난 100년은 전통과 유산으로 남았다. 성결교회의 전통과 유산은 한국교회의 자랑이다. 하지만 자전거 순례가 지속되면서 한 가지 질문이 지속적으로 찾아 왔다. ‘100년을 지속하게 했던 힘은 무엇이고 앞으로 또 100년을 지속시킬 힘은 또 무엇일까?’ 본인은 성결교회가 역사 교과서와 유적지에서만 발견되는 전통과 유산으로만 남지 않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도와 고민 그리고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순례 기간 동안 주어진 이 고민은 순례가 끝난 지금 필자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자전거 순례에 참여한 참여자들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모든 순간 통일성을 확인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 순례의 또 다른 묘미였다. 참여자 열여섯 명 가운데 가장 고령자는 일흔 넷이었고 가장 나이가 적은 분은 마흔 넷이었다. 팀 구성도 은퇴하신 목사님, 원로 장로님, 현직에 계신 목사님, 교수와 직원 등으로 다양했지만 이런 다양성은 순례길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교단과 학교를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에 하나가 되었고 자랑스러운 성결교회의 역사 앞에 한마음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교회마다, 순례길에 만나는 모든 분들이 자전거 순례팀을 환대해 주었다. 환대는 순례팀을 품어주는 환영이었지만 동시에 성결교회와 서울신학대학교를 품어주는 환영이기도 했다. 그래서 환대하는 이나 환대를 받는 이나 동일하게 기뻐하며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다. 우리가 성결교인이라는 동지의식과 마음으로 서로 어깨동무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어 의미는 배가 되었다.

자전거 순례는 끝났다. 그러나 성결교회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100년의 역사 속에 수없이 많아진 성결교회들이 함께 역사를 써 나갈 것이며 함께 써 나가는 역사는 이제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주저 없이 써 나갈 것이다. 그 새로운 역사 가운데에도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가 충만하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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