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표출 넘어 잔혹한 범행까지 이어져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
지혜롭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과 노력 필요

최근 충동적인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 참혹한 범죄 뒤에는 분노가 있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살인사건 총 914건 가운데 ‘분노’에 의해 일어난 사건이 401건(43.9%)에 이른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나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간 살인 등 작은 말다툼으로 시작해 ‘살인’에 이르는 사건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순간적으로 느끼는 ‘참을 수 없는 분노’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전문가들은 오늘날 현대인들의 분노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가 크게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취업난, 경쟁심화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비롯해 사회 구조적 모순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 분노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따라서 분노해소를 위해선 적절한 치료와 운동, 감정 기록하기 등 개인적인 노력과 함께 사회환경적 부분에서도 동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독교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분노’는 조금 다르다. 조정민 목사(베이직교회)는 최근 ‘왜 분노하는가?’라는 책에서 분노의 원인이 하나님과의 올바르지 못한 관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조 목사는 “인간의 역사 속에서 분노가 처음 등장하는 시점은 하나님이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았을 때로, 이때 가인은 분노했다”며 “가인의 분노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며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은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목사는 가인의 분노로 인해 아벨을 살인하는 결과가 초래됐음을 설명하며 “하나님은 가인에게 분노의 원인과 처리 방법을 알려주셨지만 가인은 그 말씀조차 무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해결되지 않은 분노와 내면의 분노는 스스로를 죄의 덫에 걸리게 만든다고 주장하며 분노를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내면에 분노가 있다면 하나님께 솔직하게 드러내야한다”며 “하나님께 모든 분노를 드러내어도 하나님은 이를 문제 삼지 않으신다. 오히려 우리가 분노를 내어놓아야 자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교회 안에서는 분노를 가진 이들을 어떻게 품고 바라봐야 할까. 서울신학대학교 기독교상담학 조현숙 교수는 분노가 일으키는 결과를 우려해 우리 사회에서 분노를 억압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다른 정서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받아들이고 마땅히 보듬어야할 감정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 교수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분노를 가진 자들의 내면의 상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분노는 겉으로 보기엔 다른 대상을 파괴하고자 하는 행동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다른 대상과 연결되고 싶은 욕구를 담고 있는 것”이라며 “목회자는  ‘분노’라는 방법 외에 다른 대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배우지 못한 이들을 이해하고 보듬어야 한다. 또 이들 내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올바른 분노 해소를 도와야한다”고 역설했다. 

분노,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든 이제는 지혜롭게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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