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떠난 지 2년 이내 74.2% ‘재출석 의사’
‘무조건 나오라’ 보다 ‘나올 여건 조성’이 우선

가나안 성도가 5년 전 100만 명이었던데 비해 현재는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욱이 가나안 성도가 점차 구원의 확신이 불확실해지거나 무종교인으로 전락하고 있어 기독교의 틀 안에 있을 때 재복음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가나안 성도들을 어떻게 다시 교회로 나오게 할 것인가이다.

지난 11월 15일 서울신대 전도전략연구소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그 해답이 제시됐다. ‘가나안 성도에 대한 최근 연구와 분석을 통한 효율적인 전도전략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이경선 박사는 “가나안 성도 중에 종교 다원주의적이거나 무종교적 성향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은 만큼 구원의 확신만 확인하는 이전의 방법과는 다른 전도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그들을 교회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전도 수단이나 방법보다는 이들의 관심사와 성향에 맞게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가나안 성도를 상대로 ‘전도 내용과 그에 대한 반응’을 교차 분석한 결과, 전도 내용과 관계 없이 ‘설득력은 있지만 와 닿지 않는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복음의 전달’과 ‘신앙적 고민 나눔’의 경우에도 부정적 반응이 34%, 36.5%로 나타났다. 이 박사는 이런 결과에 대해 “무조건 교회를 다녀야 한다는 요구보다는 신앙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나누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전도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나안 성도의 전도가 시급한 것은 교회를 떠나있는 시간이 짧을수록  교회로 재출석할 의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박사는 주장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교회로 나가고 싶다’는 가나안 성도는 48.5%였다. 또 가능한 빨리 교회에 나고 싶다는 응답도 7.7%나 됐다. ‘교회에 다시 나가고 싶지 않지만 불안하다’는 응답은 15.8%로 나왔다. 가나안 성도의 절반 이상이 재출석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연령별로는 20~30대 젊은층(20대 51.1%, 30대 57.9%)보다 40대 이상 중장년층(40대 63.4%, 50대 이상 66.6%)이 교회 출석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중년층 대상의 전도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젊은층에는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박사에 따르면 가나안 성도의 전도 골든타임은 교회를 떠난 후 2년 이내다. ‘교회에 나가고 싶다’고 답한 응답자 중 교회를 떠난 지 2년 이하인 경우가 74.2%로 가장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면 3~5년 46.3%, 6~9년 39.1%로 교회를 떠난 지 오래될수록 교회에 나갈 필요성을 점차 적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박사는 “교회를 떠난지 2년을 기준으로 교회에 재출석할 의사가 급격히 줄어 든다”며 “그렇기에 교회를 떠난 후 1~2년의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가나안 성도들을 어떻게 하면 교회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

이 박사는 이에 대해 “가나안 성도들은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나안 성도들은 교회 선택 기준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섬김과 봉사’(48.5%)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또 교회 생활을 통해 가장 얻고 싶은 것은 ‘마음의 평안과 문제 해결’(33.8%)을 꼽았다. 이 교수는 “이런 가나안 성도들의 신앙 성향과 만족도를 파악해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왜 교회에 다녀야 하는지’에 대해 납득할 만한 이유를 내어놓지 못한다면, 가나안 성도들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박사는 가나안 성도가 되는 것을 막는 예방법도 제시했다. 그는 “가나안 성도들 중에는 자신들을 향한 교회 안의 불편한 눈길을 인식하고 떠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들에 대해 열린 마음과 사랑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면서 “교회에 대해 여러 이견을 제시하고 비판적 자세를 가진 이들을 정죄하거나 교회의 입장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대화를 지속할 때 교회 밖으로 나가지 않고 교회 안에서 신앙적 고민의 해답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어 “가나안 성도 예방을 위해 교회 안에 이런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며 “그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고 마음껏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그 모임을 이끌 수 있는 리더를 세우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도전략연구소장 하도균 교수는 총평을 통해 “이경선 박사의 발표는 가나안 성도에 대해 전도학적으로 접근해서 통계를 도출시킨 가장 최신의 논의였다”며 “기존 가나안 성도에 관한 주장을 뒤집고 새로운 대안을 연구결과로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오승철 목사(새벽이슬교회)도 “탈종교화 세속화 되어가는 가나안 성도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할 것인가를 설득력 있게 전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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