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웅림 장로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명확히 구분되는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옵니다.

우리 인간에게도 사계절이 있습니다. 꿈과 희망이 부풀고 비전이 가득한 시절이 있는가 하면 여름과 같이 더위와 싸우고 성장하고 활동이 가장 왕성할 때도 있습니다. 가을과 같이 냉엄하게도 심은 대로 거두어 드리는 심판을 받아야 할 때도 있고 겨울과 같이 모든 활동이 동결되고 손을 놓고 안식해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인생의 여정입니다.

겨울이 되면 모든 자연은 위축되고 조용해집니다. 그래서 산이나 바다를 찾는 사람도 적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인생의 겨울을 맞아서 나이가 들면 주위 사람들이 하나 둘씩 길을 떠나는 것이 자연 현상입니다. 친구들도 자녀들도 떠나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홀로 남게 됩니다. 이것을 바로 인생의 겨울이라고 말합니다.

조물주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감각을 주셨습니다. 인간생활의 실패와 성공은 내게 주어진 기회를 얼마나 잘 활용해서 겨울이 오기 전에 모두 마치고 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유비무환’(有備無患) 이란 말이 있습니다. 평소에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하면 어려움을 당하지 않는 다는 말입니다. 기회는 항상 내 곁에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곧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러므로 일 할 수 없는 겨울이 오기 전에 우리는 참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성의껏 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공부해야 합니다. 또한 겨울이 오기 전에 자녀들은 부모님께 효도를 해야 합니다. 겨울이 오면 하고 싶어도 효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기회는 떠나갑니다. 가정에도 겨울이 옵니다. 부부라 해도 오래 살다 보면 서로 귀함을 잊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남편도 아내도 자식도 떠나야할 때가옵니다. 그러므로 겨울이 오기 전에 서로 사랑하고 아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후회 없는 생활입니다. 기회는 아무에게나 아무 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일할 힘이 있을 때에 일 하십시오 특히 우리 모두는 역사의 단순한 구경꾼이 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역사의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방관자의 자리가 아니라 깊숙이 참여해서 서로 믿고 일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은 우리에게 아주 귀중한 시간입니다. 이 순간은 영원까지 이어집니다. 특히 겨울이 오기 전에 지체 말고 후회 없는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맡은 일들이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겨울이 오기 전에는 목숨이 다할 때 까지 최선을 다해서 우리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겨울을 맞는 마음, 누구에게도 겨울이 옵니다. 다만 좀 이르고 늦게 올 뿐입니다. 내 눈이 흐려지기 전에, 내 귀가 들릴 때에, 내 기억이 쇠하기 전에, 우리의 사명을 잘 인식하여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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