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송교회 이순희 목사 등 피해자 씻을 수 없는 상처 입어
교리적·신학적 차이 이단정죄 안 돼, 확실한 검증과 연구로 신중한 판단해야

이단 사이비로부터 정통교회와 교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단 사이비 단체에 대한 경계와 연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이단 규정이 오히려 정통교회의 존립을 뒤흔드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때가 있다. 신학과 교리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이단으로 규정하는 탓이다.

우리교단에서도 최근 백송교회 이순희 목사가 무분별한 이단 정죄의 피해를 입었다. 월간 ‘종교와 진리’는   ‘백송교회 이순희, 나는 100% 예수! 눈축사 받고 하늘 유업 받으라!’라는 제목으로 이순희 목사를 자칭 예수인양 보도했다.

은사폐지론의 입장에 서 있는  ‘종교와 진리’ 측은 성경과 사중복음에 근거한 이 목사의 치유와 이적이 마치 신학적 문제가 많은 것처럼 부풀렸다. 이 기사가 마치 사실인 양 비춰져 인터넷을 통해 이순희 목사가 이단이라는 의혹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우리교단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안용식 목사)가 이 목사에 대한 이단성 논란이 일자 정식으로 조사를 벌였다. 이대위원과 전문위원 등이 백송교회를 찾아가 1차 조사를 벌이고, 이 목사를 이대위에 출석시켜 2차 조사를 했으나 이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대위는 조사에 앞서 정확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서울신대 교수진에게 이 목사에 대한 보고서를 받았으나 역시 이단성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왔다.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종교와 진리’의 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서울신대 교수진은 확인서에서 “종교와 진리가 지적한 표현들은 전부 오해이거나 곡해하였으므로 이를 시정해주기 바란다”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표현들은 종교와 진리가 객관적이고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않았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부분적으로 짜 맞춰 나열한 데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단 이대위의 결정으로 백송교회와 이순희 목사는 이단 혐의에서 벗어났지만 엄청난 시련과 피해를 받고 있다. ‘종교와 진리’가 보도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백송교회와 이 목사는 ‘이단 의혹’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다. ‘종교와 진리’ 측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정정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반론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교회 측은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내용이 여과 없이 그대로 인터넷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순희 목사 100% 예수’라는 보도 이후 당장 예배와 집회에 참석하는 인원이 줄었다. 특히 유투브 등을 통해 찾아오던 사람들의 발길이 급격히 감소했다. 예배와 출석을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한국교회 8개 교단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김모 목사도 기사를 인용해 ‘이순희 목사를 한국교회가 경계해야 할 이단으로 규정했다’가 최근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목사는 해명 및 사실 확인서에서 “월간 ‘종교와 진리’의 기사 내용에 대한 진위여부를 신중히 판단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인용함으로 해당교단 이대위 및 당사자인 이순희 목사, 백송교회에 심각한 명예훼손과 사역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 것을 중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순희 목사 외에도 종교와 진리의 기사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교회와 목회자는 더 있다. 본 교단 출신 목회자로 현재 은퇴한 조영래 목사(오색이슬교회)도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종교와 진리’ 7월호 “충북 진천 오색이슬교회 조영래, 재림주 멜기세덱 주장 - 신흥종교 탄생! 이라는 기사가 나왔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해당 기사는 언론의 생명인 정확성과 객관성이 완전히 결여된 몰아가기 식 기사”라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순회선교단 대표 김용의 선교사는 최근 예장합신 이대위가 제기한 이단성 주장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 선교사는 지난 6월 기독교연합회관에서 개최된 김용의 선교사 관련 합신 이대위 공청회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충분히 해명했음에도 이대위 측은 무리하게 김 선교사를 ‘이단’으로 몰아가려는 경향을 보였다.

부산의 두날개선교회(대표 김성곤 목사)의 경우, 예장합신 이대위에서 교류금지를 주장한 바 있지만 총회에서 기각되기도 했다. 우리교단에서 새신자 전도 및 정착 프로그램으로 각광을 받았던 알파코스도 한 때 한국교회 안에서 이단성 시비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문제는 이단 사이비로 의혹을 받으면 쉽게 오명을 벗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무분별한 이단판정으로 더 이상 정통 교회와 목회자의 명예가 훼손되고 교단 간 갈등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천지, 통일교 등 명백한 이단들의 활동을 알리고 피해를 예방하는 사역은 필요하지만 정확한 사실 확인과 검증 없이 특정교회와 인물을 이단으로 몰아가는 행위는 한국교회 차원의 제동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국교회 8개 교단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6월 타 교단에 속한 이단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교단의 결정을 먼저 존중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교리적 한계와 신학적 차이가 자칫 이단 규정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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