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23장 1~11절

정성진 목사
서울강동지방 교직자 수련회가 일본 북해도에서 진행되던 지난 9월 6일 난생 처음으로 진도 7의 지진을 경험했습니다. 새벽 3시 경이었는데 호텔벽이 흔들리고 침대가 요동칠 때 매트리스를 붙잡고 다급하게 인생의 마무리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 종말론적 삶이라는 것을 수없이 설교했지만 그때 인생의 죽음이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체감했습니다. 한 해를 마감할 때가 되면 언젠간 목회 사역도 마감이 되고 인생도 마감할 때가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본문은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에 들어 온지 스물다섯해가 지나던 때입니다. 가나안의 거의 모든 땅이 이스라엘의 지배아래 놓여 있었고 이 민족을 지도하고 있었던 여호수아는 어느새 황혼기에 접어들어 인생을 결산해야할 시간이 임박해오고 있었습니다.(수 23:1~2)

그러므로 오늘의 말씀은 여호수아의 일종의 유언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지금까지 생사고락을 같이 해 왔으며 하나님을 의지하여 함께 가나안 정복에 참여했던 사랑하는 자기의 백성들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중에는 여호수아의 동역자이자 격려자, 후원자였던 갈렙과 대제사장 비느하스도 있었고, 전쟁터에서 피와 눈물과 땀을 함께 흘렸던 동지들,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전우들, 노병들이 여호수아의 마지막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새로운 세대를 형성하고 있었던 젊은이들도 있었습니다.

본문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단어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라는 구절입니다.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이 모든 나라에 행하신 일들 너희가 보았거니와 너희 하나님 여호와 그는 너희를 위하여 싸우신자니라”(3절)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희 앞에서 그들을 쫓으사”(5절)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친근히 하기를 오늘날까지 행한 것같이 하라”(8절) “너희 중 한사람이 천명을 쫓으리니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10절)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11절).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올해 마지막을 보내면서 당신의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첫째, 하나님은 우리의 과거를 인도하셨습니다.
여호수아는 문자 그대로 가나안 정복 역사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자기가 그 일을 이루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3절에 보면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역사적인 이 기점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싸워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길을 인도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삶을 다스린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발걸음을 지배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하신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싸움은 하나님이 직접 싸워 주셨다는 사실을 지금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과거의 발자취 속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셨다는 사실을 긍정합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역사의 무대 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영웅은 여호수아입니다. 여호수아는 싸움을 하고 그 백성들의 행렬을 인도하고 그 백성을 향해서 명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메시지에는 “나는 다만 종노릇하였을 뿐 하나님이 이 삶 속에 역사하신 주인공”이라는 것입니다.

올 한해동안 수고와 땀과 눈물로 오늘의 자리까지 왔지만 그 발걸음을 여기까지 인도하신 분은 하나님임을 고백합시다.

둘째, 하나님은 우리의 미래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거의 모든 팔레스타인 땅을 정복했지만 완전히 모두 다 정복하지는 못했습니다. 아직도 이스라엘의 적들이 팔레스타인 땅 구석 구석에 잔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아직도 행군해야할 땅이 5마일이나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그들의 미래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희 앞에서 그들을 쫓으실 것이다. 너희 목전에서 너희 하나님 여호와가 그들을 떠나게 하실 것이다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말씀하신대로 너희가 그 땅을 차지할 것이다.”

즉, 하나님이 과거에 우리를 인도해 주셨듯이 미래에도 인도해 주실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마지막 승리를 허락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적들을 쫓아내실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를 도우신 하나님이 우리의 여정을 끝까지 도우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미래를 쥐고 계시며 우리의 길을 예비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내년도를 전망할 때에 정치, 경제, 사회 어느 것에서도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더 혹독한 삶의 현실 앞에 내던져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두려움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하나님을 신뢰하십시오. 하나님이 당신의 주인 되심을 잊지 마십시오. 하나님이 우리의 여정을 끝까지 도와주실 것입니다.

셋째, 하나님은 우리의 현재를 인도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과거를 인도하셨듯이 우리의 복된 미래도 준비하십니다. 또한 하나님은 현재의 주인이십니다. 그분은 지금도 우리를 위해서 싸우고 계십니다. 그분은 지금도 우리의 삶 속에 활동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백성들의 과거와 미래를 인도하셨듯 당신의 미래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또한 당신의 현재를 인도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여호수아는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오직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친근히 하기를 오늘날 까지 행한 것같이 하라.”(수 23:8) 우리는 누구를 가까이 하느냐가 우리 삶의 방식을 결정합니다. 하나님을 가까이하면 하나님을 닮습니다. 또한 하나님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을 가까이하게 되면 하나님을 가까이 하게 됩니다.

삶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에 젖어 있는 사람들, 자포자기하고 있는 사람들, 원망과 불평을 토해놓는 사람들, 비판적이고 중상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자리를 같이해보십시오. 그러면 당신의 인격이 어느새 그들을 닮아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삶을 긍정하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성경말씀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주님 이야기를 좋아하고 주의 사랑을 말하는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 하십시오. 삶이 달라질 것입니다.

여호수아가 여호수아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곁에 모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갈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선배인 모세를 수종들고 따르면서 여호수아는 무엇을 발견했겠습니까? “사람이 그 친구와 이야기함같이 여호와께서 모세와 대면하여 말씀하시며”(출33:11) 자기 스승의 이런 삶을 지켜보면서 여호수아는 하나님을 친근히 하는 삶의 비밀을 배웠을 것입니다.

내년에도 더욱 주님을 친근히 하여 주님을 닮아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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